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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필(30·KIA 타이거즈)의 타격 '필'은 여전히 뜨거울까.
하지만 이런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필이 부상 이전만큼의 타격감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필은 지난 6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상대 선발 배영수가 던진 공에 왼쪽 손등을 맞아 미세골절상을 당했다. 이전까지 필은 타율 3할2푼(178타수 57안타)에 13홈런 40타점으로 맹활약 중이었다. 팀 내에서 홈런 1위, 타점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런 필이 손등 골절로 지금까지 계속 재활을 진행 중이다. 부상 당시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금이 간 뼈 부위가 제대로 붙고, 재활을 하는 데 약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필은 왼손에 반깁스를 한 상태로 가벼운 체력 훈련을 하는 중이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나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지난 26일 챔피언스 필드에서 만난 필은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야구장으로 돌아오고 싶다"면서 강력한 복귀 의지를 전했다.
이런 시기에 필이 돌아온다면 KIA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그러나 무조건 필이 합류한다고 해서 팀이 힘을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역시 필의 타격감이 관건이다. 현재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반씩 교차한다. 우선 긍정적인 시각. 필은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다.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는 있지만, 공을 맞혀 빈 공간으로 보내는 능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또 특유의 성실함도 정상적인 복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반면 손등 부상의 후유증이 꽤 오래 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타격 때 왼손의 활용폭이 제한되면서 밀어치기나 임팩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타자 사례를 봐도 부상 이후 제 몫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SK 와이번스의 스캇과 LG의 조쉬 벨이 좋은 예다. 필이 한 달 이상 쉬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황이라 당장 7월 초순부터 이전의 실력을 보여주기는 무리라는 우려도 많다. KIA 선동열 감독은 "당장 합류하자마자 필에게 예전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욕심일 수 있다. 그래도 가능한 한 빨리 제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연 필은 얼마나 빨리 예전의 위력을 회복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