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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소사, 나이트를 잊게 할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6-29 07:54 | 최종수정 2014-06-29 07:54


28일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은 니퍼트를 넥센은 소사를 선발로 내세웠다. 넥센 소사가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고 있다. 5회를 마치고 손을 들어보이는 소사.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6.28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 프로야구 6년차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를 내보내고 영입한 우완 헨리 소사(29)는 신뢰를 주지 못했다. 지난 달 중순에 팀에 합류한 소사는 이번 달 초까지 불안했다.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2012~2013년과 마찬가지로 직구 최고 시속이 150km 중반을 찍었지만 제구력에 문제가 있었다. 구종이 단조롭고 볼끝이 밋밋해 자주 장타를 허용했다. 3번째 등판경기였던 6월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이닝 동안 무려 12점을 내줬다. 11개의 안타 중에서 홈런이 4개나 됐다. 나이트의 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히어로즈는 실망이 컸다.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투심을 던져 재미를 봤다고 하더라. 자신감을 갖고 투심을 던지는 데 떨어지는 각이 밋밋해 홈런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투심의 비중을 줄이라고 주문했는데, 소사는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포수가 고개를 저었는데도 투심을 고집하다가 홈런을 맞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닝이터, 2선발 역할을 기대지만 나이트와 다를 게 없었다. 외국인 투수 교체 실패. 창단 7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히어로즈가 가장 두려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그런데, 미운오리새끼처럼 보였던 소사가 거짓말처럼 화사하게 백조로 거듭났다. 히어로즈가 원했던 이닝이터로서 긴 이닝을 던져주면서 마운드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달 중순에 합류한 소사는 6월 28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7경기에 등판했다. 첫 4경기에서 2패에 평균자책점 10.55. 21⅓이닝을 던져 홈런 7개를 맞았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에 이어 2선발 역할을 기대했는데 기가막혔다. 소사의 나이, 가능성을 보고 긴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던 히어로즈다. 넥센 이름으로 4년을 던진 나이트,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밴헤켄처럼 말이다.

소사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6월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옛 동료들을 상대로 6이닝 2실점하고 첫 승을 거뒀다. 6안타, 볼넷 4개를 내주면서 삼진 8개를 잡았다. 집중력을 갖고 차분하게 던졌다. 마음의 부담을 다소 덜었을 것 같다. 직구 최고 시속 155km.


28일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은 니퍼트를 넥센은 소사를 선발로 내세웠다. 넥센 소사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6.28
첫 승을 신고한 소사는 6월 2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 4실점하고 2연승을 달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실패했지만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두번째로 7이닝을 던졌다. 불펜을 아껴야하는 히어로즈가 바랐던 그림이다. 소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히어로즈는 "소사가 6~7회까지 4~5점을 내줘도 우리는 타선이 좋아 이길 수 있다. 최대한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의 경기 초 대량실점=조기강판 노이로제에 시달렸던 히어로즈다.

그리고 6월 28일 두산전에서 소사는 7이닝 동안 1점을 내주고 2연패 후 3연승을 달렸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홈런 없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피칭을 했다. 직구 제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졌고,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가 제대로 먹혔다. 초반 위기를 넘긴 소사는 거침이 없었다.

염 감독은 "투심 등 안 좋은 공을 못 던지게 했다. 슬라이더가 제구가 되면서 직구가 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오늘처럼만 계속해서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즌 중에 팀에 합류한 소사의 목표는 10승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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