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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투수진은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선발 투수가 100개 정도의 투구 수로 6이닝 안팎을 던지면 나머지 이닝은 불펜 투수들이 책임집니다. 불펜 투수들은 앞서는 경기에서 승리를 지키기 위한 필승조와 뒤지는 경기에서 등판하는 추격조로 나뉩니다.
유원상은 최근 등판한 4경기 중 2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6월 2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LG가 2:1로 앞선 8회말에 등판했으나 김태균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해 패전을 떠안았습니다. 어제 NC전에서도 7회초에 등판해 삼자 범퇴시켰으나 8회초 선두 타자 김태군을 상대로 슬라이더가 한복판에 몰려 안타를 허용해 주자를 남겨놓고 강판되었습니다. 유원상은 1이닝 이상을 던지면 안타를 많이 허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LG의 추격조는 최근 호투하고 있습니다. NC와의 주중 2연전에서 5.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6월 24일 경기에서는 신재웅, 정찬헌, 정현욱이 3.1이닝 동안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윤지웅과 정찬헌이 2이닝을 나눠 맡아 역시 안타나 볼넷을 전혀 허용하지 않으며 NC 타선을 상대로 실점 없이 묶었습니다. LG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승부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습니다.
신재웅과 윤지웅의 좌완 불펜도 연일 호투 중입니다. 최근 5경기 등판에서 신재웅은 5.2이닝 무실점, 윤지웅은 4.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펜 투수 보직이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았지만 이제는 적응을 마쳐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필승조의 부진 속에서 추격조가 호투하는 양상은 이채로운 것입니다. 물론 필승조와 추격조 선수들의 보직 변경을 도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불펜의 근간이 되는 필승조의 불안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격조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가운데 필승조만 제 모습을 찾는다면 불펜이 LG의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합니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엇갈린 희비 속에서 LG 불펜이 차후 어떻게 변모할지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