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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최고의 홈런 타자는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다. 이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21일까지 압도적인 홈런 1위(27개).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60홈런'을 꿈꿔볼 만 하다.
하지만 최근 2주일간 만으로 범위를 좁혀보자. 그렇고 놓고 보면 다른 인물이 튀어나온다. 최근 2주일간 한국 프로야구를 이끈 '홈런왕'은 박병호가 아닌 KIA 타이거즈 2루수 안치홍이었다. 안치홍의 장타력이 최근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물론 이 페이스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홈런 생산능력에서 안치홍을 박병호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안치홍의 시즌 최다 홈런수는 데뷔 시즌이던 2009년에 기록한 14개다. 최근의 뜨거운 홈런 페이스는 리그 전반의 '타고투저 현상'과 함께 안치홍 개인의 타격감이 일시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최근 안치홍의 타격 페이스가 그만큼 뜨겁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런 분발로 인해 안치홍이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현재 대표팀 예비 엔트트리에 포함된 상태다. 내야수 17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안치홍의 포지션인 2루 경쟁자는 서건창과 정근우 오재원 김재호 등으로 좁혀진다. 안치홍은 공격과 수비에서 아직까지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경험에서는 정근우에 뒤진다. 수비 포지션이 2루에 국한된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결국은 공격적인 면에서 승부를 낼 수 밖에 없다. 현재의 뜨거운 타격감은 이런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 안치홍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아직 안치홍의 최종 엔트리 합류를 속단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확실히 '2루의 주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안치홍이 현재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만 있다면 대표팀 합류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