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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홈런타자와 최고의 좌완 에이스의 대결. 명품 승부가 펼쳐졌다.
결국 세 차례나 헛스윙을 유도한 끝에 삼진을 잡았다. 3회 2사 2루서 만난 두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번엔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했다.
5회 세번째 맞대결이 백미였다. 2사 1,2루의 실점 위기. 김광현은 1회와 달리, 바깥쪽으로 허를 찌르는 직구를 던져 카운트를 잡았다. 2B0S에서 순식간에 2B2S가 됐다. 침착하게 볼 하나를 골라내 풀카운트. 김광현은 강력한 직구를 던졌다. 박병호가 약점을 보였던 그 코스였다.
2루주자 서건창은 홈을 밟은 상황. 하지만 다시 2루로 돌아가야 했다. 파울 판정이 난 것이다.
박정권이 포구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타구는 글러브에 맞지 않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크게 바운드된 타구는 오른쪽 파울라인으로 나가버렸다. 파울이었다. 넥센 벤치에서 글러브에 닿은 게 아니냐는 어필을 했지만, 중계화면상으로도 글러브에 맞지 않고 그라운드에 튀긴 뒤 파울라인을 벗어났다.
흔히 보기 힘든 파울 타구였다. 파울이 되면서 한 차례 더 맞붙을 기회가 생겼다. 김광현은 몸쪽 낮은 코스로 가장 자신 있는 슬라이더를 꽂았다. 박병호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김광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 진기한 승부를 본 스카우트들도 활짝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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