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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2014시즌 국내 프로야구의 진풍경은 흥미를 넘어 이제는 좀 혼란스럽다.
거의 매일 밤마다 한 구장에선 핸드볼 스코어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각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블론세이브가 위험 수비에 도달했다. 감독들은 5~6점차로 벌어져 있어도 안심을 못한다. 그리고 현재 야구장에선 3할 타자와 3할이 아닌 타자로 나뉜다. 타율 3할은 통상적으로 잘 친다고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였다. 그런데 지금은 타격 인플레이션이 워낙 심해서 3할이 그런 기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3시즌 타율 3할 타자는 16명이었다. 올해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규정 타석을 채운 60명 선수의 평균 타율이 3할1푼이다. 타격 1위 SK 이재원은 타율 4할3푼2리다. 두산의 팀 타율이 3할1푼이다. 팀 타율이 가장 낮은 LG의 경우도 2할7푼8리다.
지금까지의 타격 지표만으로도 올해 국내 프로야구가 정상적인 시즌은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타자들이 득세를 하다보니 투수들의 성적 지표는 엉망이다. 첫 번째 지표는 팀 평균자책점이다. 가장 투수진이 안정됐다는 삼성의 평균자책점이 4.07이다. 좀처럼 3점대로 내려가기가 어렵다. 투수진이 붕괴된 KIA의 경우 평균자책점이 6.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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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올해 연말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타자들은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상대적으로 투수들은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
현재 타자들의 평균 성적은 투수들을 압도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타자들의 전반적인 성적이 대부분 올라갔다. 타자들은 그런 지표를 갖고 구단을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투수들은 연봉 산정의 하나의 지표가 되는 여러 성적 테이터가 나쁘게 나오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기 어렵다.
타고투저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연봉 고과 산정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는 올바르게 고과를 매기기 어려울 것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