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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2014시즌 현재, 가장 잘 한 일을 꼽자면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32)를 영입한 것이다.
비교 범위를 토종 타자들까지 확대하더라도 밀리지 않는다. 출루율과 OPS는 2위, 장타율 3위, 타율과 타점은 5위, 홈런 공동 7위다.
히메네스가 연착륙해주면서 롯데 구단은 4번 타자 고민을 한방에 해결했다. 지난해 롯데는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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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히메네스는 지금까지 찬수와 박수만 받았다. 지난 4월 10일, LG 트윈스와의 국내 데뷔전부터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치면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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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는 그동안 이렇다할 슬럼프가 없었다. 시범경기 기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다소 늦었던 걸 제외하고는 늘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그는 꾸준했다. 거의 매 경기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한 경기를 무안타로 마치면 반드시 다음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히메네스가 지난달 중순 3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했던 적이 딱 한 번 있다. 이때 지독한 감기 몸살에 걸려 5일 정도 고생하기도 했다. 히메네스는 그때 이후 건강 관리에 더욱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한다.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는 히메네스가 이렇게 잘 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귀를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롯데 구단이 히메네스를 선택할 때 여러 채널을 통해 검증을 했다. 히메네스는 롯데가 추린 외국인 타자 영입리스트에서 첫 번째는 아니었다. 지난 2년 정도 꾸준히 지켜본 선수인 것은 맞다. 타격에 소질이 있고 잘 갖다 맞힌다는 건 입증이 된 상태였다. 무시무시한 파워와 동시에 유연함까지 갖췄다.
박흥식 코치는 "히메네스를 처음 봤는데 힘은 굉장했다. 그런데 주로 상체만을 이용해서 타격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히메네스에게 훌륭한 하체를 갖고 있는데 그걸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가져가지 말고 기다렸다고 빠르게 힙턴(엉덩이 돌리기)하는 게 좋겠다고 주문한 것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까지 경험한 외국인 타자에게 토종 타격코치의 조언이 무시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군말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그를 돕기 위해 함께 내한했던 베네수엘라 출신 트레이너는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히메네스는 그 사람의 도움이 필요치 않았다. 롯데 팀 동료들과 금방 친해졌다. 지금 그 범위가 타 구단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삼성 두산 등의 토종 선수들까지 넓어졌다. 그가 헬멧 안쪽에 붙여 놓고 집중력 강화 차원에서 봤던 '매직아이'는 롯데를 넘어 SK 등 타 구단까지 전파되고 있다.
히메네스가 시즌 전 밝힌 목표는 타율 2할8푼 이상,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이었다. 올해 타고투저 현상에 맞물려 히메네스의 첫 목표는 낮아 보인다. 실제 지금 성적이라면 목표달성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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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