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수 중 올해 기량 발전상을 준다면 후보 1순위는 2루수 정 훈(27)이다.
여러말 할 필요가 없다. 정 훈의 지금 성적이 그걸 말해준다. 타율 3할2푼9리, 1홈런, 27타점, 2도루, 4실책. 그는 지난 1일 두산전에서 13연타석 출루라는 대기록(최다 타이)을 세웠다.
이번 시즌엔 롯데의 1번 타자까지 맡고 있다. 정 훈이 1번에 연착륙하면서 롯데의 오랜 고민거리가 해결되고 있다. 정 훈의 출루율은 4할2푼8리로 매우 높다. 롯데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평가할만하다. 그를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잘하니까 욕심이 더 생기나요.
네, 더 잘하고 싶어요. 왜 잘 하는 사람들이 계속 잘 하려고 하는 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 자리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습니다.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즌 말미에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없을까요.
지난해는 어떻게 쉬어야 하는 지를 몰랐어요. 그냥 집에서 먹고 자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컨디션이 더 떨어지더라고요. 손아섭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올해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반드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합니다. 잘 쉬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동기유발이 되는 게 있나요.
감독님께서 1번 타자를 맡겨주신게 좋았어요. 사실 시즌 초반엔 타순 욕심은 없었어요. 책임감을 느끼고 더 잘 하려고 하는 거죠. 무조건 지난해 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뿐입니다. (정 훈의 지난해 타율은 2할5푼8리, 5홈런, 37타점.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는 정 훈이 선구안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겨우내 하체 훈련을 많이 해서 나쁜 공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1번 타자 치고는 도루가 적은데요.
손아섭과 히메네스가 너무 잘 치니까요. 그래서 뛰다 죽으면 팀에 피해를 줄 것 같아서요.그런데 이건 변명이고요. 제가 잘 못 뛰니까요. 좀더 노력하겠습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