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괴력의 박병호, 50홈런 넘어 이승엽까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28 06:51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무사 넥센 박병호가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자신의 18호 홈런.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27/

이쯤되면 괴력의 방망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의 홈런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박병호는 27일 목동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치며 시즌 19개의 아치를 기록했다. 팀이 이날까지 44경기를 치렀으니 올시즌 예상 홈런수는 산술적으로 55~56개에 이른다.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지난 2003년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타자의 탄생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이날 현재 19개의 홈런을 친 선수는 박병호 밖에 없다. 무시무시한 파워다.

박병호는 1회 SK 선발 레이예스의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128㎞짜리 초구 커브를 잡아당겨 왼쪽 파울 폴대 안쪽으로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5m. 박병호의 장타 감각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준 홈런이었다. 레이예스가 유인구로 던진 커브가 낮게 제구가 잘 됐음에도 박병호는 가볍게 방망이를 돌려 중심에 맞혔다.

5회에도 낮은 변화구를 제대로 걷어올렸다. 1사 3루서 레이예스를 상대로 초구 135㎞짜리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5m였다. 박병호가 한 경기서 2개의 홈런을 친 것은 올시즌 세 번째다.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20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2개의 아치를 그렸다. 몰아치기가 위력을 떨치면서 5월 들어 벌써 1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월간 최다홈런 기록은 15개로 1999년과 2003년 삼성 이승엽이 각각 5월에 날렸고, 2009년 KIA 김상현이 8월에 때렸다. 앞으로 남은 5월 4경기서 2개만 더 치면 박병호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박병호는 지난해 5월까지 9개의 홈런을 쳤고, 이후 4개월 동안 28개를 추가했다. 2012년 31개, 2013년 37개의 홈런을 치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의 몰아치기 능력이 올시즌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 강력해진 파워와 정교해진 타격 덕분이다. 박병호는 이날까지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고, 그가 친 홈런 19개의 평균 비거리는 122.9m에 이른다.

박병호가 과연 50홈런을 넘어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이승엽의 한시즌 최다 기록을 깰 수 있을까.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개의 홈런을 칠 때 시즌 19호 홈런을 팀의 40번째 경기에서 기록했다. 올시즌 박병호의 페이스가 4게임 늦은 셈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기는 하다. 팀당 경기수가 2003년에는 133경기였고, 올해는 128경기다. 체력 관리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한여름 레이스도 잘 견뎌내야 한다.

박병호는 경기후 "올해 레이예스와는 첫 상대였는데,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주효했다.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 모두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홈런에 관한 것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5연패의 늪에 빠졌던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 쇼에 힘입어 10대5로 승리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