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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감독의 퇴장 효과를 본 것일까.
한화 이글스가 주중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뒀다. 20일 경기에서 패해 올 시즌 넥센전 4전패를 기록한 뒤 이룬 반전이다. 또 지난 주말 SK 와이번스전에 이어 연속 위닝시리즈다.
16대3 대승. 16점은 올 시즌 한화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또 한화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20안타를 때렸다. 마치 1990년대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던 이글스를 보는 듯 했다. 외국인 투수 클레이까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였다.
아무래도 김응용 감독의 퇴장 사건이 팀에 자극이 된 것 같다.
김응용 감독은 21일 경기 6회말에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한 뒤 선수단을 철수시켜 퇴장을 당했다. 2-4로 앞선 6회말 2사 2루에서 히어로즈 대타 윤석민이 3루수 옆을 지나가는 땅볼을 쳤다. 타구가 3루 베이스까지 선상을 타고 흐르다가 파울지역으로 갔고, 3루심이 페어를 선언하자 김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를 한 김 감독은 외야수 장운호만 1루에 남겨 두고 선수단 철수를 지시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이후 15년 만의 퇴장이었다. 그는 퇴장을 당한 뒤 숙소로 이동해 TV로 경기를 지켜봤다고 했다.
다분히 20일 상황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김 감독은 4회 히어로즈 3루 주자 김민성이 홈에서 세이프가 됐을 때, 명백한 오심이었는데도 방관자처럼 지켜보기만 해 팬들의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어쨌든 21일 김 감독의 퇴장 후 한화는 힘을 냈다. 4-4로 맞서던 9회초 정범모가 1점 홈런, 김태균이 만루 홈런을 터트려 9대7로 이겼다.
상승 기운은 22일 대승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의 퇴장이 선수단을 결집시켰다고 봐야할 것 같다. 김 감독 말 대로 앞으로 오심 상황이 벌어지면 덕아웃을 박차고 나오는 그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