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은 매우 영리한 투수다. 무조건 강속구만 던지지 않고 상대 타자에 따라 완급조절을 할 줄 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도 잘 활용할 줄 안다. 제구력을 갖췄기 때문에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맞춤 피칭이 가능하다.
류현진은 초반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준 바깥쪽으로 재미를 봤다. 볼이 되더라도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공을 던진 뒤 바깥쪽으로 먼 공을 던져 꼼짝 못하게 했다. 1회말 1사 1루서 3번 데이비드 라이트를 바깥쪽 직구로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2회말 8번 앤서니 렉커에겐 바깥쪽 공만 3개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3회까지 바깥쪽의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며 매회 2개씩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4회 이후엔 타자들의 심리를 역이용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을 생각하는 타자들에게 반대로 몸쪽으로 승부했다. 4회말 7번 윌머 플로레스에겐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2점을 내준 6회말 2사 1루서 렉커를 상대해 볼카운트 1B2S에서 바깥쪽이 아닌 몸쪽공으로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