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의 '괴물 신인' 나성범은 보는 재미가 있는 타자다. 이제 1군 2년차, 타자 전향 3년차.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올시즌 나성범의 '진화'를 살펴보자.
나성범은 올시즌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지난해 오른손 유구골 골절로 수술을 받으면서 2차 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랐다. 한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러한 여유를 바탕으로 기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사실 나성범은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지난해 폼을 그대로 가져갔다. 스프링캠프까지 괜찮았던 것 같았는데 시범경기 들어 문제가 생겼다.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공이 너무 안 맞는 현상이 발생했다.
시범경기 때 문제가 생긴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수정할 시간이 있었다. 나성범은 당시를 회상하며 "시범경기 때 경기 도중 안 좋아서 교체된 적이 있었다. 그때 코칭스태프께서 지금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니, 훈련을 하라고 하시더라. 경기 중인데도 실내에 들어가서 배팅훈련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
나성범은 "타순이 밀려나면서 솔직히 아쉬웠다. 감독님께서 타순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도 3번을 치고 싶었다. 외국인타자 테임즈에게 밀리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부진한 나성범은 테임즈 영입으로 5번 타순에 배치됐다 6번까지 내려갔다.
시범경기를 마치고, 정규시즌 개막 전에 변화를 시도했다. 개막까지 일주일 밖에 안 남은 시점이었지만, 나성범은 변화에 도전했다. 그때 김광림 타격코치는 "이미 캠프 때 연습량은 충분했다. 많은 걸 바꾸는 건 아니니 괜찮다"고 격려했다.
김광림 코치는 나성범의 타자 전향을 이끈 주인공이다. 나성범은 대학교 때 타자를 하긴 했지만, 본업이 아니었다. 기초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그런 김 코치는 나성범에게 "지난해엔 너무 맞히는데 집중하려 했다. 방망이를 툭 대고 뛰는 모습이 많았다"며 "넌 중심타자다. 박병호나 강정호처럼 몸이 앞으로 나가지 말고, 제 자리에서 잡아놓고 쳐라"고 주문했다.
결국 기술적으로 다리를 드는 타격법을 버렸다. 처음엔 노스텝으로도 쳐봤다. 타격시 양쪽 발을 모두 땅에 붙이고 치는 타법이다. 하지만 아직은 '초보 타자'인 나성범에겐 맞지 않았다.
|
지난달 1일 첫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로 감을 조율한 나성범은 두번째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의 27m 폴 상단을 직격하는 초대형 홈런포도 날렸다. 나성범은 "그때 지금 내 폼을 만든 것 같다. 실전에서 잘 풀리면서 밸런스가 맞아갔다"고 회상했다.
오른 발의 위치는 물론, 배트를 드는 손동작도 바꿨다. 나성범은 최근 타석에서 방망이를 수직으로 세우고 타격을 준비한다. 그는 "그동안 백스윙이 커서 시야가 많이 흔들렸다. 정확히 공을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을 일부러 힘을 빼려고 방망이를 잠시 세웠다 타격에 들어간다. 타이밍 맞히는 데 좋다. 그게 편하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작년엔 캠프도 완주하지 못하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시즌이 지나간 것 같다. 올해는 준비를 많이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괴물'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타자 3년차라고는 믿기지 않는 나성범의 타격, 그 끝이 궁금하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