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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의 LG, 'LG 자이언츠'로 변신?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5-13 06:47



양상문 신임 감독이 부임한 LG 트윈스가 1차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쳤다. 양 신임 감독은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하루 앞둔 12일 구단 내 전 코칭스태프 미팅을 소집하고, 일부 코치들의 보직 변경 내용을 발표했다. 김무관 2군 감독이 1군 타격코치로 복귀했고, 조계현 수석코치가 대신 2군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 외 타격과 배터리 코치들이 모두 갈렸다. 새 감독 부임 후 분위기 쇄신 차원을 위한 개편이었다는 설명이다.

LG 자이언츠 되나?

양 신임 감독은 롯데와 LG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롯데 색깔이 훨씬 강한게 사실이다. 선수 생활도 롯데에서 했고 고향도 부산이다. 투수코치 생활을 거쳐 2004~2005 시즌에는 롯데 감독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13일부터 1군 선수들을 지도할 코칭스태프 면면을 보면 롯데 색이 강하게 묻어난다. 일단 수석코치는 없는 가운데 롯데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김무관 코치를 불러올렸다. 사실상, 김 코치가 수석코치 역할도 함께 할 전망이다. 김무관 코치를 보좌할 보조 타격코치도 손인호 코치가 선임됐다. 98년 롯데에서 데뷔한 손 코치는 2007년 중반 LG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양 신임 감독과 함께한 시간이 많다.

투수 파트를 책임지는 강상수, 박석진 코치도 롯데맨들이다. 모두 양 감독에게 야구를 배운 선수들이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투-타 포지션이 모두 양 감독과 가까운 롯데 출신들로 채워졌다.

배터리 코치는 장광호 코치가 물러나고 김정민 코치가 합류한 가운데 유지현 수비코치, 최태원 주루-작전코치는 1군에 그대로 적을 두게 됐다. 유지현, 최태원 코치의 경우 구단 내부의 상징성과 대체 자원 등을 감안할 때 무리하게 바꿀 필요가 없는 보직이었다.

시작부터 제 식구 챙기기?

보통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 가장 측근인 수석코치는 심혈을 기울여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야구 철학을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전달할 수석코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석코치 자리의 경우 '확실한 자기 사람'으로 채우는게 대부분이다.


양 감독은 미팅을 통해 "이번 시즌은 수석코치 없이 가겠다"라고 밝혔다. 시즌 도중에 부임한 만큼, 그동안 쌓여온 팀 분위기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상징적인 조치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기 식구들 챙기기 작업을 공고히 했다. 사실 LG는 이번 시즌 투수진이 무너지며 초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 쇄신 과정에서 투수 코치진은 그대로 남고, 애꿎은 타격 코치와 배터리 코치들이 희생을 당했다. LG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 감독 선임 소식을 들은 후 "투수 코치진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 됐다.

밖에서 보면 수석코치는 크게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장의 시각으로 보면 이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가 된다. 오히려 감독보다 바쁘고,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자리가 수석코치 자리다.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할 뿐더러, 팀 전반에 대한 관리를 해야한다. 수석코치 없이 팀이 시즌을 치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는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즌을 치르다 한계를 느끼면 양 감독 측근의 지도자를 수석코치로 중도 선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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