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고만’ LG 1선발이 안 보인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5-07 09:08


사진 : LG 류제국

LG가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4:1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말 동점을 만든 뒤 9회말 2사 후 이병규(7번)의 끝내기 안타로 5:4로 역전승했습니다.

LG 선발 티포드는 5.1이닝 6피안타 3사사구 4실점(2자책)을 기록했습니다. 실책 2개가 실점과 직결된 탓도 있지만 3번의 이닝에서 선두 타자를 내보내고 그 중 2개가 볼넷으로 인한 출루였음을 감안하면 결코 만족스러운 투구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경기 종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면 티포드는 패전 투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티포드는 2.51로 LG의 선발투수진 가운데 가장 우수한 평균자책점을 지니고 있지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를 기록한 것에서 드러나듯 확실한 1선발급 투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며 긴 이닝을 소화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의 1선발로 기대를 모은 것은 류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류제국은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 중입니다. 평균자책점도 4.37로 좋지 않습니다. 퀄리티 스타트는 2차례에 그치고 있습니다. 1선발로 규정하기에는 초라한 기록입니다.

작년 10승 투수 우규민은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4.63을, 외국인 우완 리오단은 6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4.19을 기록 중입니다. 개막 이전에 1, 2, 3선발로 낙점된 투수들이 각각 6경기 씩 등판했지만 1승 씩 거두는 데 그치고 있으며 평균자책점도 모두 4점대입니다. LG 선발진에는 2승 이상을 거두고 있는 투수가 없습니다. LG에는 1선발 투수가 없으며 모두 3선발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확실한 1선발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것은 기본입니다. 상대 하위 선발과 맞서 우위를 점해 경기를 주도하고 상대 1선발과 맞대결해도 결코 밀리지 않고 팽팽한 투수전을 전개하는 것이 1선발, 즉 에이스입니다. 구위로 상대 타선을 압도해 긴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투수들의 부담도 줄여야 합니다.

선발 투수에 따라 선발 라인업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5선발이 등판할 경우 다득점을 위해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꺼내들지만 1선발이 등판할 경우 최소 실점을 목표로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꺼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격 이닝에서 구사되는 작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선발 투수들이 3선발급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거나 작전을 구사할 때도 견적이 서지 않아 코칭스태프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LG가 올 시즌 연패가 잦으면서도 연승이 단 한 차례도 없어 최하위로 처진 것도 확실한 1선발 투수가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LG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를 기록 중입니다. 브레이크 없는 추락에서 한숨 돌리기는 했지만 반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고만고만한 선발 투수들 중에서 확실한 1선발의 부각 여부는 LG의 반등 가능성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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