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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타고투저 현상의 영향일까. 구장이 바뀐 때문일까. 각 구장의 파크 팩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PF는 해당구장 홈팀의 타자와 투수들의 홈런과 피홈런수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SK의 경우 지난해 팀홈런 124개로 9개팀중 2위였지만, 올시즌에는 이날 현재 24개로 4위에 그치고 있다. 문학구장은 여전히 타자친화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지만, 홈런수가 상대적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타자 스캇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최 정도 아직은 홈런포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목해야 할 곳은 잠실구장이다. 잠실구장의 PF는 지난해와 비교해 부쩍 높아졌다. 두산이 홈일 경우 0.783, LG가 홈일 경우 0.503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두산은 0.657에서 0.126, LG는 0.415에서 0.088이 증가했다. 잠실구장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100m, 중앙 125m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전통적으로 홈런이 가장 적게 나오는 구장이 잠실이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인 타자들의 영향이 크다. 두산 칸투와 LG 조쉬벨은 이날 현재 8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두 선수 모두 잠실구장에서만 4개의 홈런을 각각 때렸다.
올해 개장한 KIA의 홈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이날 현재 2.000의 PF로 1위에 올랐다. 새 구장은 좌우,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각각 99m, 121m이다. 구장 규모로는 잠실보다는 작고, 사직이나 문학구장보다는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KIA는 홈 14경기에서 16홈런을 쳤고, 1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반면 원정 14경기에서는 9개의 홈런과 6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목동구장(33개) 다음으로 많은 홈런이 터진 곳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다. 이곳에서 KIA 외국인 타자 필이 5개의 홈런을 쳤고, 넥센 박병호가 3개, 강정호와 이성열이 각각 2개씩을 날렸다. 또 KIA 이범호 신종길 나지완도 각각 2개의 홈런을 쳤다. KIA가 새 구장으로 옮기면서 광주팬들은 홈런도 훨씬 자주 보게 된 셈이다.
아직 전체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21.9% 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이라 각 구장의 PF를 객관적으로 해석하기는 힘들지만, 외국인 타자들과 타고투저의 영향이 크게 반영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