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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는게 좋다고 한다. 어떤쪽에서는 시즌 초반인만큼 신임 감독을 선임해 팀을 확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쪽 의견도, 저쪽 의견도 설득력있는 근거를 갖고 있다. 과연 어느쪽이 정답일까.
하지만 5일 경기까지 선수단 등록 현황에는 감독에 김기태 감독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형식상 감독은 아직까지 김 감독이다. 현재 치러지고 있는 경기들의 승패 기록도 모두 김 감독의 승패로 기록되고 있다. 팀은 조 수석코치가 지휘하는데 기록은 김 감독에게 남는 기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LG가 하루빨리 팀 정비를 마쳐야 한다고 얘기한다. 팀 정비라는 것. 팀을 이끌 새 수장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시즌 중반 이후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 프로팀들은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 역할을 맡기고 남은 시즌을 치르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LG의 경우는 다르다. 김 감독이 단 11경기 만을 치른채 팀을 이탈했다. 때문에 확실치 않은 감독대행 체제보다 새 감독을 선임해 팀 분위기를 바꾸는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문제는 LG는 이럴 여유가 없는 팀이라는 것이다. 꼴찌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팬들 뿐 아니라 그룹에서도 야구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LG가 시즌 중 무작정 새 감독 체제를 가동하며 팀을 어수선하게 만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실제로, 구단 내부에서도 새 감독 후보군과의 접촉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조계현 수석코치에게 전권을 실어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감독을 최측근에서 보좌해오며 현재 LG 팀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공헌했다. 흔들림 없이 이번 시즌 팀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카드다. 경기장에서 만난 선수들도 "수석코치님이기에 호칭 등은 어색하지만, 선수들은 코치님을 감독님과 같이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형, 삼촌처럼 선수들에게 격없이 대하는 조 수석코치를 많은 선수들이 따르고 있다. 조 수석코치도 정식 권한을 가져야 수석코치가 아닌 감독대행으로서 확실한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
그렇다면 LG 구단은 새 사령탑 선임을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 LG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러 시간을 지체하는 게 아니다. 구단이 정말 심사숙고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팀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중이다. 기준은 오직 하나다. 팀이 하루빨리 안정되고, 또 미래를 내다봤을 때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를 선택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