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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부진, LG ‘사이드암 왕국’ 붕괴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4-05-02 09:40


LG 우규민

지난 시즌 LG를 지탱한 것은 투수력이었습니다. 3.72로 팀 평균 자책점 1위에 오른 것입니다. 예상을 뒤엎고 LG가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최대 원동력이었습니다.

최강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한 것은 우규민, 신정락의 사이드암 듀오였습니다. 선발 풀타임 첫 해 우규민은 10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데뷔 첫 10승 투수가 되었습니다. 데뷔 후 1승도 없던 신정락은 9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10승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호조를 보인 김선규와 FA 이대형의 보상 선수로 영입된 신승현까지 가세해 LG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9개 구단 최강의 '사이드암 왕국'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를 한참 벗어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2선발로 개막을 맞이한 우규민은 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막 한 달 동안 선발승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평균자책점은 5.59이며 퀄리티 스타트는 1번에 그치고 있습니다. 2스트라이크까지는 쉽게 잡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과감하게 승부하지 못하는 약점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5선발 요원으로 분류되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 신정락은 3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 중입니다. 평균자책점은 15.43입니다. 피안타율은 0.528,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는 3.29입니다. 4월 13일 골반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신정락은 아직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승계투조에서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 김선규는 6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구가 불안한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한창 좋았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 채 4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김선규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신승현도 좋지 않습니다. 9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입니다. 11.2이닝 동안 18피안타로 피안타율은 0.333, WHIP는 2.14에 이릅니다. 어제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전에서도 3.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습니다. 자책점은 없었지만 5회말 연속 볼넷 허용과 자신의 악송구 실책으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4명의 사이드암 투수 중 승리를 거둔 선수는 없습니다. 선발승도 없으며 필승계투조에 편입된 선수도 없습니다. 모두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입니다.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전원 부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LG의 평균자책점은 5.11로 9개 구단 중 8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사이드암 투수들의 부진은 LG 마운드의 붕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사이드암 투수들이 부진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LG 마운드의 붕괴는 상상 외로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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