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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에이스 류현진, 7K는 볼배합의 승리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31 12:43



탈삼진 7개, 그것도 모든 구종에서 나왔다. 확 달라진 볼배합이 인상적이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 나섰다.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한 등판, 투구 내용은 최고였다.

7이닝 무실점, 투구수는 88개였다. 7이닝 동안 25명의 타자를 상대해 3안타 3볼넷을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1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던 류현진은 2회에도 두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8,9번 타순에 포진한 포수와 투수를 손쉽게 잡아내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이때 다시 만난 1번타자 에베스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잡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1회 첫 삼진이 직구 제구를 잡는 과정에서 나왔다면, 두번째 삼진은 볼배합의 승리였다. 바깥쪽 높은 직구 3개를 연달아 보여준 뒤, 볼카운트 1B2S에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완벽한 제구가 동반됐기에 가능한 삼진이었다. 바깥쪽 높게, 같은 코스로 공 3개를 던져 타자의 시선을 흔들어놨다. 이때 정반대 방향인 몸쪽 낮은 쪽으로 원바운드되는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한 것이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난 뒤엔 볼배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던 류현진은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잡을 때부터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다. 3회에는 커브를 4개나 던져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선두타자 데놀피아를 바깥쪽 커브로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헤들리는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졸코를 잡아낸 건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이날 모든 구종으로 탈삼진을 기록했다. 7개의 삼진 중 직구로 3개, 슬라이더로 2개를 잡았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1개씩을 잡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보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잡은 삼진이 많은 게 인상적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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