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깊은 한숨 소리에 팬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올시즌 포부를 밝히면서부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 "작년에 못해서 할 말이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응원해주십시오"라고 평범한 멘트를 날리더니 "개막전 선발을 밝히려고 했는데 롯데 김시진 감독이 발표를 안했다. 예의상 내가 발표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이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자 김 감독은 옆에 앉은 최진행과 송창식에게 "누가 좋겠어요?"라고 물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시진 감독이 일어나서 "죄송합니다. 시범경기 꼴찌입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여야했다.
KIA 선동열 감독이 다크호스로 한화를 찍자 바로 다음 차례인 김 감독은 마이크를 입에 대지 않고 한참을 팔짱을 끼고 있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팀 전력이 다크호스로 불릴 정도는 아니라는 뜻. 그런 솔직한 반응에 객석은 다시한번 '빵' 터졌고, 행사장에 온 선수들도 웃었다.
중학교 야구선수를 동생으로 둔 누나가 감독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이 공부다. 공부를 열심히 하라"로 말해 또한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에도 김 감독은 또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행사 뒤 감독들이 모두 모여 기념 촬영을 할 때였다. 감독들 인터뷰가 끝난 뒤 객석으로 갔던 감독들이 다시 단상위로 올라왔는데 김 감독만 없었던 것. 김 감독이 자신의 차례가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고 객석에 앉아있다가 먼저 일어나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솔직히 내 목표는 5할을 하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다. 5할을 목표로 두고 열심히 하겠다"라는 김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지 궁금해지는 2014시즌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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