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던 나바로, 이제는 삼성의 '히든카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3-16 07:54 | 최종수정 2014-03-16 07:54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

거포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단숨에 가장 주목받는 외국인 타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 주인공은 삼성의 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부터 괜찮은 평가를 받아온 나바로는 시범경기를 통해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나바로는 15일 열린 롯데전을 포함, 시범경기 5경기에서 16타수 5안타 3할1푼3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단한 타율은 아니지만 지난 8일 열렸던 KIA와의 첫 시범경기 이후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매경기 최소 1개씩은 칠 수 있는 컨택트 능력이 있다"는 류 감독의 말이 진짜였다.

단순히 성적으로 나바로를 평가할 수 없다. 타구의 질이 다른 컨택트형 타자들과 다르다. 확실히 힘이 느껴진다.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쭉쭉 뻗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14일 대구 LG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는데, 그 중 하나는 외야 펜스 위 그물망을 직접 때렸다. 타구 궤적이 조금만 더 포물선으로 형성됐다면 담장을 훌쩍 넘어갈 타구였다. 류 감독은 나바로에 대해 "한국야구에 대해 점점 적응을 해나가는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타구 내용이 매우 좋다. 앞으로 더 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루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수비 범위가 매우 넓고 어깨도 훌륭한 편이다.

처음에는 나바로에 대해 '어디다 써먹느냐'는 걱정의 얘기가 들렸다. '1루를 지킬 4번타자' 등의 확실한 이미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안그래도 전포지션 구멍이 없는 팀이다. 그런데 이제는 삼성을 더욱 강하게 해줄 카드로 손꼽힌다. 일단, 2루수 조동찬의 복귀까지 확실하게 2루를 지킬 수 있다. 만약, 나바로가 좋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조동찬을 2루와 3루를 오가는 전천후 백업 멤버로 활용 가능하다. 안그래도 3루수 박석민은 고질적인 손가락 통증이 있다.

외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류 감독이 이번 시즌 야심차게 준비한 '1번 정형식' 카드가 만약 실패할 경우, 나바로가 외야로 이동하며 1번 타순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용 카드로 볼 수 있지만, 이런 대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강팀과 약팀의 구분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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