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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욕심 낼 찬스다."
원래 시범경기는 '테스트의 장'이다. 하지만 NC 김경문 감독은 유독 많은 시험을 하고 있다. 타선은 물론, 마운드는 무한경쟁이다. 11일까지 시범경기에서 NC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수를 등판시켰다. 무려 17명이 마운드를 밟았다.
팀별로 시범경기 마운드 운용 전략은 차이가 있다. 선발투수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긴 뒤 차례로 불펜을 등판시키는 패턴이 대다수지만, 선발투수를 연달아 등판시키는 경우도 있다.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투구수와 이닝만 맞춰주는 것이다. 불펜투수의 경우엔,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대 타자 성향(좌/우)에 맞춰 등판시키키도 하지만 아예 좌우를 가리지 않고 1이닝씩 맡기기도 한다.
여전히 강력한 선발진에 적절한 보강이 이뤄진 타선, NC는 두 가지 무기를 갖췄다. 긴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 이닝이터들이 많고, 최정상급 테이블세터진과 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선까지 득점력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역시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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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불펜이 강한 팀은 많지 않다. 최근 들어 투수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딘 탓에 중간계투진이 얇은 팀이 많다. NC에겐 단점보다 큰 강점이 있다. 게다가 지금은 시범경기다.
김 감독은 지난해 손민한처럼 박명환과 이혜천이 중간계투진에서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에게 부족한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환은 11일 LG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재기 가능성을 밝혔다. 이혜천은 두 경기 연속 실점했지만, 계속 해서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지난해 제 몫을 하지 못한 이승호와 고창성도 테스트중이다. 김 감독의 불펜 테스트엔 분명한 방향성이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베테랑들의 페이스를 점검하고, 실전에서 어느 정도로 쓸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게 목적이다.
올해는 전문가들도 순위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춘추전국시대'다. NC도 그 틈을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도 분명 창단 첫 4강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시범경기 기간, NC가 뒷문 불안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