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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값이 떨어지고 몸값이 싸다고 걱정했던 LG 팬들이라면 이제 조금은 마음을 놓아도 될 듯 하다. LG의 새 외국인 선수 듀오가 한국무대 첫 공식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갖게 했다.
LG는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14 시즌을 스타트했다. 첫 공식경기이기에 LG의 여러가지 부분들이 궁금했지만,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한국무대에 새롭게 발을 들인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투수 코리 리오단은 이날 경기 선발로 등판했고, 타자 조쉬 벨은 4번-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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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회 2사 후 에릭 테임즈에게 홈런성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공이 높은쪽으로 몰리자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했다. 이어 등장한 이호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는데,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니 어쩔 수 없었다. 주자가 있을 때 구위와 집중력이 조금은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어갈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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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의 경우에는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타석에서는 볼넷 1개를 얻어냈다. 1회 2B0S 상황서 이재학의 직구를 자신있게 끌어당겼지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재학이 던진 초구 체인지업에 완전히 타이밍을 빼았기며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이혜천을 맞아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 볼넷을 골랐다. 오키나와 실전에서도 선구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날도 제구가 흔들리는 이혜천을 무리하게 공략하지 않고 볼넷을 얻어냈다.
벨이 빛난 부분은 수비였다. 3루수로서 믿음을 확실히 심어줬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호준의 빠르고 강한 직선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벨은 3회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지석훈의 타구가 3루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는데, 앞쪽으로 대쉬해 글러브를 끼지 않은 오른손으로 공을 낚아챈 벨은 정확한 러닝 스로우로 지석훈을 아웃시켰다. 몸은 크지만 민첩한 수비 동작에 강한 어깨를 한 번에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거구 치고 발이 느리지 않다는 것도 합격점이었다. 6회 볼넷 출루 후 문선재의 좌전 2루타 때 2루에서 홈까지 뛰어들어왔는데, 예상보다 빠른 걸음으로 모두를 놀래켰다. 벨은 6회초 종료 후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