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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이 나이트-밴헤켄에게 던진 주문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1-22 08:24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프로야구 준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가 1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나이트가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0.14/

지난 15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은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도 2월 중순까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다가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새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는 선수단 도착에 맞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그런데 지난 2년 간 넥센 히어로즈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브랜든 나이트(39)와 앤디 밴헤켄(35), 두 투수는 20일 캠프에 도착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5일 정도 늦은 스케줄이다. 나이트는 캘리포니아, 밴헤켄은 미시간에서 애리조나로 이동했다.

왜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른 선수와 일정이 달랐을까.

한국 프로야구를 이미 경험한 외국인 선수, 재계약 선수가 며칠 늦게 훈련에 합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보통 선수가 구단에 요청해 결정된다. 선수와 구단의 계약은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간이다. 1월은 선수에게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 비활동기간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선수 대다수가 개인훈련을 하다가 2월 1일부터 팀 훈련에 들어간다. 사실 1월 중에 시작되는 전지훈련은 한국적인 풍토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관행도 있지만, 염경엽 감독의 신뢰도 작용을 했다. 염 감독은 "나이트와 밴헤켄, 두 선수는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몸을 만들어서 캠프에 들어오는 선수다"고 했다. 나이트는 한국 프로야구 6년차이고, 밴헤켄도 3년 연속으로 히어로즈에서 뛴다. 선발진의 주축선수답게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반면, 이번에 새로 가세한 타자 비니 로티노의 경우, 본인이 자청을 했지만, 코칭스태프도 15일 훈련 참가를 원했다. 새 외국인 선수이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상태를 체크해보고 싶어서였다.


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밴헤켄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9.
최근 2년 간 나이트와 밴헤켄은 국내 외국인 투수 최강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트는 2012년 16승4패(평균자책점 2.20), 2013년 12승10패(평균자책점 4.43)를 기록했고, 밴헤켄은 2012년 11승8패(평균자책점 3.28), 2013년 12승10패(평균자책점 3.73)를 마크했다. 2년 동안 부상없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나이트는 2012년에 평균자책점 1위,다승 2위에 올랐다. 성적이 좋았을뿐만 아니라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무엇보다 성실하다.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일찌감치 재계약을 결정했다.

염 감독는 두 선수에게 올 시즌 27~28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승수 이상으로 중요한 게 패수다. 두 선수 모두 2012년보다 지난 시즌에 패가 늘었다. 이들이 시즌 중반에 흔들리면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히어로즈가 우승 목표를 이루려면 둘의 더 큰 활약이 필요하다.


염 감독은 "지난해 패가 1~2개만 적었어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패수를 1개 줄인다는 건 우리가 1승을 하면서 상대팀에게 1패를 안긴다는 걸 의미한다. 2승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김응용 감독의 요청으로 외국인 선수의 빠른 전지훈련 합류를 계약 조항에 넣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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