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단평가]작년 꼴찌 LG 1위로 화려한 부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2-31 07:48



1년 만에 다시 실시한 프로야구 구단 평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해 스포츠조선이 처음으로 실시한 프로야구단 종합평가는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성적만 좋다고 해서 모든 것이 100점일 수 없는 게 프로야구다. 당장의 성적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팬들을 어떻게 야구장으로 끌어들일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비전이 필요하다.

올 시즌 1군에 합류한 NC 다이노스를 포함한 9개 구단을 대상으로 종합평가를 했다. 목표 성취도, 마케팅, 인프라, 구단운영, 비전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부문별 10점 만점으로 스포츠조선 야구기자 9명이 점수를 매겼다. 11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LG 트윈스가 지난해 최하위에서 1위로 도약했고,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는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규시즌 순위경쟁 못지않게 극적이고 흥미진진한 변화다.

목표성취도

팀 전력과 목표, 결과를 종합적으로 따져 평가했다.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룬 삼성이 유일하게 10점을 받았다. 그 어떤 팀도 해보지 못한 성과를 냈기에 만점을 부여했다. 또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인 두산 베어스와 LG, 넥센 히어로즈가 나란히 9점을 얻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3승을 거두는 등 뚝심을 발휘했다. 또 LG는 정규시즌 2위로 가을잔치에 합류, 11년을 기다린 LG팬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지난해 3점에서 무려 6점이 올라갔다. 창단 6년 만에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은 넥센 히어로즈도 주목할만 했다. 5년 연속 4강에 올랐다가 올해 5위로 떨어진 롯데 자이언츠는 5점, KIA와 한화를 제치고 7위에 오른 NC는 8점을 받았다.

마케팅

관중 동원 결과만이 아니라 팬과의 친밀도, 팬서비스, 지역 연계 활동 등을 모두 고려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팀은 NC였다. 사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NC의 관중동원력에 물음표를 단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NC는 올 해 마산구장에 총 52만8699명, 평균 8621명의 팬을 불러모았다. 총 관중 5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첫 해부터 팬들의 큰 사랑을 이끌어냈다.

올 해 최다 관중을 기록한 LG와 꾸준히 인천 홈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SK 와이번즈, 두산이 8점으로 공동 2위였다. 홈팬이 늘어나고 있는 넥센은 7점, 8위에 그치고도 관중감소가 적었던 KIA는 6점을 받았다. 9개 팀 중 최저 관중을 기록한 한화가 4점, 관중이 40%나 감소했는데도 제대로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 롯데와 낙후된 작은 구장의 한계를 드러낸 삼성 라이온즈는 3점에 그쳤다.

인프라


경기력 향상과 야구장 내 편의를 위한 시설 개선을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한화의 올 시즌 가장 큰 변화는 대전구장이었다. 펜스를 뒤로 밀면서 구장을 넓혔고, 천연잔디를 깔아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캠핑존 등 팬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비록 오래된 작은 구장이지만 선수와 팬들에게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드려는 노력이 있었다. 9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SK가 8점, 롯데는 7점을 획득했다.

잠실구장을 쓰는 LG와 두산, 내년에 새 구장으로 이적하는 KIA가 5점을 얻었다. 인조잔디를 쓰는 넥센과 삼성은 3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넥센은 고척돔구장 사용을 검토하고 있고, 삼성은 새구장 건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NC다. 창원시가 마련한 신축구장 부지는 여러 검토 결과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고, 2군 구장 문제마저 표류하고 있다. 구단이 노력하고 있지만 창원시의 개선 여지가 없다. 최하점인 2점.

구단운영

선수단 관리 및 투자 등 종합적인 구단운영능력에선 삼성과 LG,NC가 가장 높은 8점을 얻었다. 삼성은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부진했던 게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LG는 지난해 2점을 받았으나 올 시즌에는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보강에 성공, 8점을 받았다. NC는 초보 구단인데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뽑았고, FA영입을 통해 전력강화에 성공했다.

두산은 적절한 세대교체 작업이 이뤄졌음에도 감독 교체 시기에 아쉬움이 컸고, 롯데와 한화는 전력보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KIA와 SK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비전

유망주를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2군 시설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최근 FA 광풍이 몰아치면서 각 구단마다 선수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2005년 이후 외부FA를 영입하지 않고도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2군 시스템이 잘 돼있다는 얘기다. 9점을 받았다. LG도 이천에 최신식 2군 구장을 지으며 선수 육성에 집중했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 정규시즌 2위의 토대를 만들었다.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두산은 7점을 받았다. 육성팀을 따로 만들며 2군 선수들만의 연봉 체계를 만든 SK, 서산 2군 구장을 만든 한화도 7점.

2군 구장이 없어 떠돌아야했던 NC는 3점에 그쳤다.

종합평가

LG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모든 부문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으며 17점으로 꼴찌였는데, 올 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야구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총점 38점으로 두산(36점)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34점으로 2위에 올랐던 두산은 꾸준한 선수 육성과 팬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도 2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1위였던 SK는 성적 하락과 함께 총점 34점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성적이 떨어지니 점수도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낙후된 인프라에 발목을 잡혀 33점으로 4위에 랭크됐다. 넥센은 31점으로 5위, NC는 30점으로 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엔 총점 30점을 넘긴 팀이 두 팀밖에 없었지만 올 해는 6개 팀이나 30점을 넘겨 구단들의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롯데가 27점으로 7위에 올랐고, KIA와 한화가 26점으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한화는 지난해 성적은 꼴찌였으나 구단평가에선 6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 해는 지난해보다 1점 높은 26점을 받고도 최하위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3 프로야구 종합평가

순위=팀=목표성취도=마케팅=인프라=구단운영=비전=총점

1=LG=9=8=5=8=8=38

2=두산=9=8=5=7=7=36

3=SK=4=8=8=7=7=34

4=삼성=10=3=3=8=9=33

5=넥센=9=7=3=6=6=31

6=NC=8=9=2=8=3=30

7=롯데=5=3=7=5=7=27

8=KIA=2=6=5=5=8=26

=한화=2=4=9=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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