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본 다나카, 호세 페르난데스급이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2-29 08:19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핫가이, 다나카 마사히로(25)가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사진캡처=스포츠닛폰 인터넷판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대다수가 성공적으로 데뷔를 했거나, 비교적 수월하게 적응을 했다.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사사키 가즈히로, 이시이 가즈히사, 마쓰자카 다이스케, 구로다 히로키,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 등이 그랬다. 초반에 좋았다가 추락한 경우도 있고, 초기에 고전하다가 올라선 선수도 있다. 어쨌든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등 류현진 이전의 한국선수들은 대다수가 아마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했는데, 일본 선수들은 대부분이 프로를 충분히 경험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물론, 성공한 경우도 많지만,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에 이미 구위가 떨어졌거나,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은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이가와 게이를 비롯해 가와카미 겐신, 와다 스요시 등이 명성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면 올 해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인정을 받은 다나카 마사히로(25)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선발 24연승에 무패를 기록하며 라쿠텐 이글스를 창단 9년 만에 재팬시리즈 첫 우승으로 이끈 다나카의 진로를 놓고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나카의 행보가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LA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등 20개에 육박하는 팀이 다나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가 LA 다저스에 합류할 경우 류현진을 밀어내고 3선발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다나카. 일본과 메이저리그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보비 발렌타인 전 지바 롯데 감독은 그에게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팀을 추천했다. 날씨가 좋은 태평양 연안의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팀에서 뛰는 게 적응에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는 LA 다저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콜로라도 로키스가 소속돼 있다. 내륙지역 도시에 자리잡고 있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를 제외하고 자금력과 지명도를 고려한다면,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정도가 남는다.

1995년과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지바 롯데를 지휘한 발렌타인 감독은 대표적인 미국 내 일본야구 전문가. 물론, 다나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2007년 라쿠텐에 입단한 다나카는 2009년 지바 롯데전 5경기에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2.23)을 거뒀다. 같은 퍼시픽리그에서 3년 간 다나카를 지켜본 발렌타인 감독은 그가 세계 최고의 스플리터를 갖고 있으며 공격적이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사령탑을 역임한 발렌타인 감독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를 이끌었다. LA 다저스에서 선수로 데뷔해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다.

발렌타인 감독은 뉴욕 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다나카가 호세 페르난데스와 비슷한 구질을 갖고 있고, 비슷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페르난데스는 12승6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고 올 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다나카가 내년 시즌에 올 시즌 페르난데스가 거둔 수준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발렌타인 감독은 다나카가 우선 일본에 비해 딱딱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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