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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거포들이 속속 국내 팀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내년 시즌 홈런왕 경쟁이 벌써부터 흥미를 자아낸다.
두산은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을 친 호르헤 칸투를 영입했다. 오른손 1루수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2할7푼1리, 104홈런, 47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에는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29홈런을 때렸고, 2009년에는 100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멕시칸리그에서는 31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장타 능력이 탁월하다.
NC 유니폼을 입은 에릭 테임즈(27)는 좌타 외야수로 메이저리그 경험은 많지 않지만,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25~30홈런을 날릴 수 있는 타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0년 더블A에서 27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1~2012년, 토론토와 시애틀에 몸담으며 181경기에 출전해 21홈런, 62타점, OPS 7할2푼7리를 기록했다.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31)는 올해 토론토 산하 트리플A에서 타율 2할8푼5리, 18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경험은 거의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021경기에 출전해 154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장타력을 인정받는다. 2009년에는 일본 니혼햄에서 뛴 경력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국내에서의 활약을 보장해주지 않지만, 예전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하면 나이와 스펙, 가능성, 건강 상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게 사실이다. 각 구단들은 이들에게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며 한국행을 이끌었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실체를 알 수 있겠지만, 구단들이 이적료와 다년계약, 보너스 등의 조건을 부담하며 실력있는 메이저리거를 영입했다는 점은 팬서비스 측면에서 박수를 받을만하다.
이들의 국내 무대 입성으로 많은 타자들이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팀내에서 이들의 입단으로 경쟁 체제에 몰린 선수들도 있고, 전체적인 토종-용병간 자존심 싸움에서도 긴장감이 감돌 전망이다. 박병호는 홈런포를 더욱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 최 정 나지완 등 30개 안팎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들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내년 시즌 40홈런 타자가 나올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생존 경쟁, 외부적으로는 치열한 위상 싸움, 경기적으로는 다채로운 득점 방식과 볼거리 등이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타자 유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