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풀타임 2년 만에 연봉 5억원 의미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2-10 12:53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2사 넥센 박병호가 중월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목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08/

지난 해에 홈런-타점왕을 차지하고 정규시즌 MVP가 된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27)는 인터뷰 때마다 "반짝 선수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다시 홈런-타점 1위에 오르며 2년 연속 MVP를 수상한 박병호는 "3년을 잘 해야 진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년까지 3년을 잘 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2011년 시즌 중에 LG 트윈스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해 최고의 타자로 도약한 박병호는 부드럽고, 겸손하며, 성실한 선수이다. 히어로즈 구단 프런트가 "박병호는 신혼여행을 가서도 그랬고, 휴가지에서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는 선수"라고 할만큼 야구열정이 넘쳐나는 선수이다.

구단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자부심도 강하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박병호가 신혼여행 때 히어로즈 구단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구단 모자를 쓰고 외출을 하거나, 행사에 참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병호는 꼭 히어로즈 모자를 챙긴다고 한다. 야구도 잘 하고, 인품도 좋고, 팀에 대한 애착도 크니 구단 입장에서 보면 더 바랄 게 없다.

박병호가 풀타임 2년 만에 연봉 5억원 고지에 올랐다. 히어로즈 구단은 박병호와 5억원에 내년 시즌 연봉 재계약을 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올 해 연봉 2억2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 무려 127.3%가 인상된 금액이다. 2005년에 데뷔를 했지만 박병호가 풀타임으로 뛴 시즌은 2012년과 2013년, 두 시즌뿐이다. 풀타임 2년 만에 연봉 5억원은 박병호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14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1,2루서 넥센 박병호가 3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두산 1루수는 오재원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14.
지난 겨울처럼 올 해도 그는 "알아서 잘 해주길 것"이라며 사실상 구단에 연봉을 일임했다.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박병호는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만큼 선수와 구단 사이에 강한 신뢰가 형성돼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는 이제 우리 팀의 간판선수가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이다. 성적에 따른 고과에 상관없이 이런 기준으로 금액을 결정했다"고 했다. 히어로즈는 확실한 성과를 낸 선수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는 원칙을 넘어 박병호의 위상을 높여줬다.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기대 이상의 연봉을 책정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고민 없이 한 번에 연봉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은 팀의 중심선수에 대한 배려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배려와 기대를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더 책임감을 가지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최근 몇 년 간 박병호의 연봉 인상 추이를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2011년 LG에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을 때 연봉이 4200만원.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지난해 6200만원을 받았다. 지난 시즌 133경기 전 게임에 4번 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홈런-타점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또 시즌이 끝나고 1억5800만원, 254.8%가 인상된 2억2000만원에 계약해 야구
4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 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 최다 홈런상, 최다 타점상, 최다 득점상, 최고 장타율상을 받은 넥센 박병호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04.
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1년 연봉이 4200만원이었으니, 3년 만에 무려 12배가 뛴 것이다.


박병호는 올 해도 128경기 전 게임에 출전해 타율 3할1푼8리(8위), 143안타(4위), 37홈런(1위), 117타점(1위), 91득점(8위), 장타율 6할2리(1위), 출루율 4할3푼7리(2위)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히어로즈의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박병호는 "만족하지 않고 가슴에 새긴 목표를 생각하면서 준비하겠다. 특히, 외국인 타자들과 홈런 경쟁이 예상되는데, 배울 건 배우면서 경쟁하겠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우승이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넥센 박병호 연도별 연봉

연도=소속팀=연봉=인상률

2005년=LG=2000만원=

2006년=LG=2800만원=40%

2009년=LG=3000만원=7.1%

2010년=LG=3500만원=16.7%

2011년=LG-넥센=4200만원=20%

2012년=넥센=6200만원=47.6%

2013년=넥센=2억2000만원=254.8%

2014년=넥센=5억원=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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