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강 도전? 관건은 ‘토종 선발진’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2-05 10:08


사진 : 한화 송창현

한화가 스토브리그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내부 FA 박정진, 한상훈, 이대수를 눌러 앉힌 한화는 외부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1년 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얻은 거액의 포스팅 비용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습니다. 한화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거품 논란이 일 정도로 FA 몸값이 폭등했습니다.

김태균, 최진행, 김태완 등 기존의 우타 거포 중심 타선에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 이용규가 가세하면서 한화의 타선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짜임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화가 내년 시즌 4강에 도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팀 전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투수력 때문입니다.

올 시즌 한화의 평균자책점은 5.31로 9개 구단 중 가장 저조했습니다. 신생팀 NC에도 밀리며 한화가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은 취약한 투수력 탓이 가장 큽니다. 10승 투수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최근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 이브랜드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바티스타는 7승 7패, 평균자책점 4.20, 이브랜드는 6승 14패 평균자책점 5.54를 기록했습니다. 두 외국인 투수는 팀 내 다승 1, 2위를 기록했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바티스타나 이브랜드가 내년 시즌에도 한화에 남았다면 FA 영입으로 인해 강화된 타선의 뒷받침으로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은 10승이 아니라 15승을 얻을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기에 과감한 교체를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수의 교체의 이면에는 한화의 토종 투수력에 대한 우려가 잠재해 있습니다. 한화의 토종 투수 중 선발 10승을 장담할 수 있는 선수를 꼽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송창현이 풀타임 선발로 뛸 경우 10승을 기대할 만한 자질을 지녔지만 올 시즌 후반 활약을 눈여겨 본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와 분석을 극복해야 합니다. 유창식은 기복이 심한 약점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2009년 11승을 거둔 안영명의 복귀가 반갑지만 2년간의 실전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 병역 복무를 마친 윤규진, 허유강과 2차 드래프트로 영입된 이동걸, 이성진도 미지수입니다.

선발보다는 불펜에 방점을 두는 투수진 운영을 대안으로 상정할 수 있습니다. 경기 중반 이후 앞서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을 수 있도록 마무리 송창식을 중심으로 믿을 만한 투수들을 집중 배치해 불펜을 두텁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선발 투수가 무너져 점수 차가 벌어지면 타자들은 추격하다 지칠 수밖에 없으며 좋은 자원이 몰린 불펜은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화의 4강 진출은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확실한 토종 선발 투수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하더라도 나머지 3명의 토종 선발 투수에서 구멍이 난다면 한화의 내년 시즌은 험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화가 토종 선발 10승 투수를 배출해 7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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