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매덕스 HOF 헌액 당연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12-03 11:33


그렉 매덕스는 1988년부터 2008년까지 파업으로 시즌이 단축된 94,95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33번 이상의 선발등판 경기를 치렀다. 2004년 시카고 컵스 시절의 매덕스. 스포츠조선 DB

20세기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그렉 매덕스가 '만장일치'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지난달 27일(이하 한국시각) 2014년 명예의 전당 입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기존 후보 17명과 신규 19명을 합쳐 총 36명이다. 신규 후보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프랭크 토마스, 루이스 곤잘레스, 케니 로저스, 에릭 가니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123승을 올린 노모 히데오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매덕스와 글래빈, 토마스는 이번에 입성이 확실시돼 보인다. 선수 시절 활약상 뿐만 아니라 인품에 있어서도 타의 모범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설들이다. 특히 매덕스에 관해서는 600여명의 투표 기자단으부터 만장일치의 의견을 받을 것인지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ESPN 인터넷이 3일 매덕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관한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 데이빗 쇼엔필드는 '팬들은 그렉 매덕스에게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았다(Fans don't show Greg Maddux respect)'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매덕스가 반드시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근 ESPN은 '매덕스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3만3000명의 설문 참가자들 가운데 70%만이 찬성이라는 응답을 나타냈다. 쇼엔필드는 이 결과에 대해 충격이라는 표현을 썼다.

쇼엔필드는 'BBWAA는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매덕스에 관해서는 그 업적이 평가절하돼 온 측면이 있다. 분명 BBWAA는 90% 이상의 찬성으로 매덕스에게 표를 던지겠지만, 몇몇 구두쇠같은 투표자들이 후보 1년차에 적용하는 이상한 룰을 들어 반대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장일치가 힘들 수 있는데, 이 시점에서 매덕스가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쇼엔필드가 통계적으로 내세운 매덕스의 업적은 이렇다. 매덕스는 92년부터 98년까지 7년간 전성기였다. 이 기간 시즌당 평균 32번의 선발등판, 239투구이닝, 184탈삼진, 38볼넷, 9피홈런을 기록하며 127승53패, 평균자책점 2.15를 올렸다. 92~95년까지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타고투저 시대였던 94년과 95년에는 두 시즌 연속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어 쇼엔필드는 '매덕스의 90마일대 초반의 직구는 공끝의 움직임이 요란하고, 컨트롤은 정교했다. 컷패스트볼, 싱킹패스트볼 등 다양한 직구를 던졌다. 97년에는 23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4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매덕스는 모든 구종의 속도를 다르게 해서 던졌다. 특히 체인지업은 타자를 현혹시키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내 오랜 친구인 롭 나이어는 역대 가장 영리한 투수가 매덕스라고 했다. 로저 클레멘스나 랜디 존슨처럼 폭발적인 강속구는 없었지만, 항상 수싸움에서 타자들을 앞서갔다'고 극찬하면서 '그는 상대 타자들에 관해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매덕스는 18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 능력과 고무처럼 유연한 팔을 지니고 있었다. 88년부터 2008년까지(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단축된 94~95년 제외) 매년 33번 이상의 선발 등판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쇼엔필드는 강조했다. 쇼엔필드는 칼럼 끝부분에서 '매덕스는 95마일의 빠른 공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명예의 전당 입후보 첫 해 헌액될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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