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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과도할 정도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 FA로 풀린 선수들은 모두 떠났다. 임재철은 LG로 둥지를 옮겼고, 윤석민은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김선우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급기야 수장 김진욱 감독마저 경질됐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급격히 이뤄졌다. 당연히 9대 사령탑인 송일수 감독의 행보에 주목도가 상당히 높다. 그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1군 선수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했다. 궁금한 게 참 많다. 송 신임감독과의 일문일답.
많이 놀랐다. 전임 김진욱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고,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 팀 전력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고 들었다. 두산의 현재 약점은.
주루와 수비는 매우 좋다. 하지만 홈런타자가 없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것도 약점이다.
─ 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일단 개인적으로 이용찬을 생각하고 있다. 내년 캠프를 하면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보면서 마무리를 결정하겠다.
─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기본은 팬이 좋아할 만한 허슬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느슨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 개인적으로 어떤 야구관을 가지고 있나.(송 신임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다. 그의 야구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일단 투수를 중심으로 한 디펜스가 우선이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 1점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고 있다. 2군 감독으로는 40승2무50패로 승률이 좋지 않았는데.
2군에서는 선수육성이 기본이었다. 공수주에서 실수를 해도 괜찮으니까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1군은 매일매일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180도 다른 야구를 할 것이다.
─ 2군에서 주목할 선수는.
주력으로 뛴 선수들이 많이 군대에 갔다.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선수를 꼽자면, 박건우를 기대하고 있다.
─ 투수를 중심으로 한 디펜스 야구를 하겠다고 하셨는데, 올 시즌 두산은 투수는 약하고 타자는 강했다. 지금 수준의 투수진을 가지고 추구하는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미국, 일본, 한국 모두 같은 현상인데, 타격이 강하면 투수력이 약해지는 현상이 있다. 타자들이 강했지만, 두산 투수가 약한 것은 아니다. 올해 좋은 경험을 쌓았고,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 지난해 홍상삼 김강률을 마무리로 점찍었다, 결국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일단 이용찬을 고려하고 있는데, 실패할 경우 B 플랜은.
아직 이용찬을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패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그런 대안을 고려할 시점은 아니다. 훈련을 하면서 고려할 부분이다.
─ 번트와 도루의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대팀의 압박카드다. 진루를 시키면 상대팀은 굉장한 압박이 가해진다. 중요한 작전이다. 하지만 1회부터 작전야구를 할 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야구는 흐름이 있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어도 1점이 중요할 때는 번트,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갔을 때는 번트를 버리고 강공으로 갈 수도 있다.
─ 베테랑들이 많이 떠났다. 팀의 중심축이 약해진 상태다. 게다가 송 신임감독도 1군 사령탑은 처음이다.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것인가.
베테랑들은 언젠가 팀을 떠났다. 떠나면서 1000타석 정도가 비어있다. 두산의 좋은 선수들이 보충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할 것이다. 또 캠프를 통해 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1군 감독은 처음이지만, 누구나 시작은 있다.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서 스카우트 생활을 오래했다. 1군 레벨의 선수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는 기본적으로 던지고, 치고, 달리고 세 가지로 구분된다. 2가지만 충족되면 1군 레벨이 될 수 있다.
─ 야구감독의 롤 모델은.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이다. 추구하는 야구가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돌아가신 니시모토 유키오 감독(2011년 돌아가신 일본프로야구 사령탑 겸 해설자. 1960~70년대를 풍미한 명장이다)이다. 먼저 움직이면서 스스로 보여주는 야구를 할 것이다. 솔선수범할 것이다.
─ 코칭스태프 인선이나 트레이드 요청은.
모든 코치들이 잔류다. 하지만 보직 변동은 있다. 트레이드는 부족한 부분을 구단과 함께 판단하고, 협의할 것이다.
─ 포수 출신 사령탑인데, 두산의 포수진을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두산의 불안요소다. 최재훈이 수술을 하면서 복귀에 시간이 걸린다. 허리가 좋지 않은 양의지가 올 시즌 부진했는데, 100게임 이상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할 생각이다.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있는 송일수 감독이다. 발언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섬세하면서도 1점을 중시하는 부분은 김성근 전 SK 감독과 닮았다. 감독 취임 전 송 감독은 김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송 감독은 한국말이 서툴다. 듣는 부분은 100% 이해하지만, 말하는 것은 껄끄럽다고 한다. 그래서 통역을 거쳐 모든 인터뷰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