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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은 예상보다 일찌감치 종료됐다. 팀의 간판격인 선수들이 대거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그 가운데에는 KIA를 떠나 한화로 간 이용규도 있다.
이용규가 KIA를 떠난 것은 매우 큰 사건이다. KIA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이용규는 지난 9년간 팀 공격의 선봉 역할을 해오며 KIA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해왔다. KIA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LG에서 FA로 풀린 이대형을 붙잡았다.
KIA가 당장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이용규를 한화에 내준 반대급부로 얻을 보상선수를 잘 택하는 일이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이용규와 정근우를 각각 KIA와 SK에서 데려왔다. 순서상 KIA는 SK보다 먼저 보상선수를 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KIA 프런트가 이 권한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만 이용규를 잃은 팬들의 상실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KIA는 한화에서 과연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데려와야 할까. 사실 선택폭이 그다지 넓진 않다. 한화는 최근 수년간 선수 기근에 시달리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신인 지명에서 상위 드래프트 권한을 얻었지만, 데려온 선수들이 기대이하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래서 한화가 20명의 보호선수로 묶고 난 다음에는 딱히 '즉시 전력감'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드물다.
그래도 KIA 프런트는 최대한 예리하게 선수를 골라야만 한다. 일단 포지션으로 보면 투수보다는 야수쪽이 더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KIA는 투수력이 크게 부족한 팀이 아니다. 게다가 내년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데려올 수 있다. 여기서 최대 2명까지 투수로 채울 수 있다. 게다가 군에서 제대하는 곽정철도 있다. 한기주의 회복이 변수이긴 하지만, 심동섭 임준섭 박지훈 한승혁 등 젊고 가능성 넘치는 투수가 꽤 된다. 올해 이적한 송은범과 신승현도 있다.
이렇게 보면 야수 자원을 충당하는 편이 낫다. 그럼 야수 중에서는 외야일까 내야일까.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야 자원이 우선시 될 것도 같다. 주전 키스톤 콤비인 김선빈과 안치홍이 내년 시즌을 마치면 군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안게임에 뽑혀 금메달을 딴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필요도 있다. 현재 KIA의 백업 내야수는 박기남 김주형 정도 뿐이다. 홍재호가 경찰청에 입대했기 때문. 그래서 백업 내야 수비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선동열 감독은 외국인 타자를 내야수로 선발할 계획도 있다.
그렇다고 외야자원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이대형과 김주찬 신종길이 일단 주전이라고 볼 때 백업이 김원섭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김원섭과 김주찬은 부상 경력이 있다. 내년 시즌에 얼마나 건강을 회복하게 될 지 미지수다. 따라서 유사시를 대비한 외야 자원을 뽑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도 KIA는 김상현을 트레이드한 뒤 김원섭 김주찬이 다치며 외야수 부족 현상에 시달린 바 있다.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수비력이 뒷받침되는 외야수를 뽑는 게 현명하다. 과연 KIA 프런트는 어떤 선택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