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13일 '포수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7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80년대 후반 선수들의 몸값 폭등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구단들이 짜고 FA들과의 계약을 단체로 꺼리는 '담합'을 행한 적이 있다. 당시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이같은 담합 행위를 한 구단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2억8000만달러의 배상액을 받았다. 선수 계약에 관한 구단간 담합이 엄연한 불법이라는 결론이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지난 2009~2010년, 구단들이 '계약기간은 무조건 1년, 연봉은 해당 FA의 전년도 연봉의 150%를 넘을 수 없다'며 관련 FA 규정 준수를 선언했지만, 물밑으로는 경쟁적으로 FA 영입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경쟁의 구조하에서 '죄수의 딜레마'는 계속해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총액 100억원 기록은 사실 이전에도 나올 수 있었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에게 4년간 총액 100억원의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는 롯데의 러브콜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공식적으로는 100억원의 제안을 받은 사상 첫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만약 이대호가 롯데의 100억원 제안을 받아들여 그대로 남았다면, 이후 FA 시장 판도는 더욱 뜨거운 분위기로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KIA 윤석민도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면 강민호 못지 않은 대우를 받을 후보였다. 국내 FA 자격을 획득한 삼성 오승환도 해외 진출을 접고 이러한 몸값 경쟁에 뛰어들었다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됐을 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에 그쳐 버린 일이 됐지만, LA 다저스 류현진이 국내 잔류를 목표로 두 시즌 더 한화에서 던진 뒤 FA가 됐다면 그 몸값 규모는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