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멀티 포지션’서 대안 찾을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1-05 12:14


사진 : LG 김용의

LG가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11명의 코칭스태프와 36명의 선수들이 지난 3일 훈련지로 출발했습니다. LG는 매년 경남 진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보다 따뜻한 일본 고치로 자리를 옮겨 4주간 훈련합니다.

마무리 훈련의 경우 주전급 선수들이 제외되는 경우도 있지만 LG의 마무리 훈련에는 주전급 선수들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내야수 이병규(7번), 김용의, 문선재, 외야수 정의윤 등의 신진 세력은 주전급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서 LG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 3패로 밀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수비 실책이 화근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테랑의 실책도 있었지만 이병규(7번), 김용의 등의 수비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일부에서는 멀티 포지션으로 인한 부담이 실책을 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병규(7번)가 1루수와 좌익수로, 김용의가 1루수와 3루수로 번갈아 출전한 것이 혼란을 야기해 실책을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LG와 맞붙은 두산도 멀티 포지션을 시행했지만 큰 문제를 노출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등이 내야에서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했으나 포스트시즌 16경기 동안 안정감을 과시했습니다. 멀티 포지션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개별 선수들의 수비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두산이 입증한 셈입니다. 따라서 LG도 충분한 훈련을 통해 멀티 포지션을 체득할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입니다.

LG에 멀티 포지션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로는 베테랑의 부담을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야수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내야수 정성훈은 LG의 주축이지만 이제는 30대 중후반 이상의 나이로 수비에 나서며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베테랑들의 수비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은 이미 드러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명타자로 출전시키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 출전이 아닌 승부처에서의 대타 기용 등으로 체력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베테랑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진 세력이 수비부터 확실히 메워야 합니다. 선수 개인으로서도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김용의와 문선재가 내야에서 멀티 포지션을, 이병규(7번)가 내외야의 멀티 포지션을 보다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불의의 사고를 딛고 재기해 마무리 훈련 명단에 포함된 박용근도 내외야의 멀티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입니다.

내년 시즌 LG는 과도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베테랑과 신진 세력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입니다. 신구의 조화를 위해 LG가 멀티 포지션에서 대안을 찾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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