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떠나고 외국인 득세. 국내 마운드 위기오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1-05 08:17


스타는 더 큰 세계에서 뛰기 위해 떠나고 그 자리를 외국인 투수가 메우고 있다. 한국 마운드에 에이스가 사라지고 있다.

류현진이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해 14승이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이제 한국 프로 출신 선수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에 KIA 윤석민과 삼성 오승환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온 에이스들이다. 이들이 해외 진출을 실행에 옮기면서 그 자리를 메워줄 새로운 에이스를 키우는 것이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의 한국마운드는 베이징올림픽 세대가 지켜온 것이 사실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끌었던 대표팀 선수들은 각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어느새 토종 에이스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외국인 투수에게 에이스의 자리를 내주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에서 1선발 혹은 1,2선발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나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롯데는 유먼과 옥스프링이 원투펀치로 나섰고, 첫 4강의 기쁨을 맛본 넥센도 나이트와 밴헤켄이 에이스로 버텼다. 두산 니퍼트, LG 리즈, SK 세든, NC 찰리 등도 팀내 1선발로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받았다.

외국인 투수 전성시대는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올시즌 9개 팀에서 뛴 총 22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리는 모두 156승이다. 지난해 143승보다 더 많은 승리를 챙겼다. 9개 구단 체제로 총 경기수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외국인 투수들이 활약했다는 뜻도 된다. 지난 2008년만 해도 17명의 외국인 투수가 한국에서 뛰었는데 그들이 거둔 총 승리는 겨우 56승 밖에 되지 않았다. 2009년 78승, 2010년 104승, 2011년 121승 등으로 매년 승수가 올라갔다.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뽑게 되면서 승수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실력있는 토종 투수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팀이 2명의 외국인 선발을 썼는데도 4,5선발을 가지고 고민하는 팀이 많았다는 것도 그만큼 토종 에이스가 없다는 뜻이 된다. 당장 류현진 윤석민 등을 제외하고 각 팀의 에이스를 꼽으라면 몇 되지 않는다. 게다가 등판이 곧 승리를 의미하는 확실한 에이스급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류현진이 떠났고, 오승환 윤석민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엔 에이스가 사라진다.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해보다는 떨어지는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스타가 없는 프로야구는 당연히 팬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각 구단은 팜시스템을 통해 선수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그 노력만큼의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기존 스타가 떠나가고 외국인이 득세하는 현재의 프로야구를 든든히 지켜줄 새로운 토종 에이스가 배출되지 않는다면 국내 프로야구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등판한 삼성 오승환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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