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더 큰 세계에서 뛰기 위해 떠나고 그 자리를 외국인 투수가 메우고 있다. 한국 마운드에 에이스가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에서 1선발 혹은 1,2선발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나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롯데는 유먼과 옥스프링이 원투펀치로 나섰고, 첫 4강의 기쁨을 맛본 넥센도 나이트와 밴헤켄이 에이스로 버텼다. 두산 니퍼트, LG 리즈, SK 세든, NC 찰리 등도 팀내 1선발로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받았다.
외국인 투수 전성시대는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올시즌 9개 팀에서 뛴 총 22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리는 모두 156승이다. 지난해 143승보다 더 많은 승리를 챙겼다. 9개 구단 체제로 총 경기수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외국인 투수들이 활약했다는 뜻도 된다. 지난 2008년만 해도 17명의 외국인 투수가 한국에서 뛰었는데 그들이 거둔 총 승리는 겨우 56승 밖에 되지 않았다. 2009년 78승, 2010년 104승, 2011년 121승 등으로 매년 승수가 올라갔다.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뽑게 되면서 승수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실력있는 토종 투수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떠났고, 오승환 윤석민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엔 에이스가 사라진다.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해보다는 떨어지는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스타가 없는 프로야구는 당연히 팬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각 구단은 팜시스템을 통해 선수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그 노력만큼의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기존 스타가 떠나가고 외국인이 득세하는 현재의 프로야구를 든든히 지켜줄 새로운 토종 에이스가 배출되지 않는다면 국내 프로야구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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