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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결국은 베테랑! 삼성 포수 진갑용의 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1-01 10:43



큰 경기에서 경험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 없이 크다. 특히 그 포지션이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포수라면 더욱 그렇다.

포수는 단순히 투수의 공을 받는 자리가 아니다. 투수가 상황에 맞게 가장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리드하는 것은 물론, 투수와 함께 상대 주자를 묶고 도루를 막는 것 또한 기본적인 역할이다. 여기에 야수들의 위치 조정까지 지시해야 한다. 코치들처럼 벤치와 그라운드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단기전에서 포수의 힘은 크다. 벤치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연구한 볼배합을 가져가는 게 기본이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또한 '감'도 중요하다. 투수가 좋지 않을 때 순간적으로 판단을 바꿀 필요도 있다. 경험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이런 부분들이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전담포수제'를 꺼냈다. 선발투수에 따라 다른 포수를 선발출전시키는 방식, 이로 인해 한국시리즈 27명 엔트리 중 포수가 3명이나 포함됐다. 지명타자나 대타 요원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숫자다.

하지만 이는 엔트리의 폭을 좁히는 '악수'가 됐다. 게다가 단기전에서 경험이 부족한 이지영과 이정식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베테랑 진갑용의 활용폭만 좁아졌다.

그래도 진갑용은 자기 몫을 다 했다. 6차전 땐 1회부터 9회까지 교체 없이 안방을 지키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삼성이 한 명의 포수로 한 경기를 치른 건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6차전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진갑용을 믿은 것이다. 큰 경기에선 역시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다. 총 9명이 등판할 정도로 잦은 투수교체에도 홈플레이트엔 언제나 진갑용이 서있었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볼배합이 돋보였다.

타석에서도 2타수 1안타 1사구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날려 동점 득점을 올렸고, 7회엔 몸에 맞는 볼로 나가 박한이의 쐐기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하위 타선의 공격첨병 역할을 한 것이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7차전 선발 포수에 대해 "이지영일지 진갑용일지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해봐야겠다. 하지만 아무래도 큰 경기에선 베테랑으로서 리드를 잘 하는 진갑용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진갑용 중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6차전에서 드러난 베테랑의 중요성, 삼성은 전담포수제를 깨고 진갑용을 안방마님으로 출격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이 7차전 승리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진갑용은 포수로서 역대 최다인 한국시리즈 6회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31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1사 3루서 3루주자 삼성 진갑용이 배영섭의 중견수 플라이 때 홈에 들어와 류중일 감독과 주먹을 맞추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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