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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최근 방망이가 맞지 않아 고전중이다. 후반기 팀 타율 2할4푼9리. 뒤에서 세번째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버티고 있음을 감안하면, 안 맞는 방망이가 너무나 야속하다. 타선이 부진에 빠지면서 마지막 남은 4강 희망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 박종윤을 시험하고 있다. 10일 NC전에 올시즌 두번째로 4번타자로 나섰던 박종윤이 이틀 연속 4번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도 대안이 없음을 밝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4번타자는 단순히 힘 좋은 거포가 맡는 게 아니다.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김 감독은 "중심이 흔들리니 곁가지까지 전부 다 흔들린다"며 아쉬워했다. 4번타자의 공백이 타선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4번타자감을 찾지 못한 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4강 진출 실패시 힘이 떨어진 타선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시즌 뒤 강민호마저 FA로 풀린다. 자칫 잘못하면, 하락세는 수년간 계속 될 수도 있다.
당장 올시즌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라인업 교체다. 김 감독은 11일 타순을 완전히 바꿨다. 신인 조홍석은 데뷔 처음 1번타자로 나선다. 전날 홈런을 친 정 훈은 2번타자로 배치했다. 손아섭-박종윤-전준우-장성호의 중심타선은 전날과 같지만, 황재균과 강민호를 7,8번으로 내렸다. 신본기는 그대로 9번타자로 나온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슬럼프에 빠지는 걸 막고자 애쓰고 있다. 이날 경기 전 훈련을 마친 전준우를 보더니 "야구 하다 보면 안 될 수도 있는거지, 왜 이렇게 풀이 죽어있냐"며 격려했다.
전준우가 "감독님 위해서 잘 해야 되는데…"라고 하자 "그럴 필요 없다. 내년 위해서 니가 할 수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김 감독은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전준우가 타격 부진으로 고민에 빠진 걸 잘 알고 있었다. 전준우는 "감독님 파이팅!"이란 말로 선전을 다짐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