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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맞는 롯데 방망이, 김시진 감독의 고민 "다 바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9-11 18:15



롯데는 최근 방망이가 맞지 않아 고전중이다. 후반기 팀 타율 2할4푼9리. 뒤에서 세번째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버티고 있음을 감안하면, 안 맞는 방망이가 너무나 야속하다. 타선이 부진에 빠지면서 마지막 남은 4강 희망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가장 답답한 건 김시진 감독이다. 타선의 슬럼프, 백약이 무효하다. 10일 창원 NC전부턴 4번타자를 바꿨다. 김 감독은 "그나마 최근에 가장 잘 맞았다. 대안이 없다. 일단은 써보려고 한다"며 입맛을 다셨다.

롯데의 4번타자, 올시즌 무려 4명의 선수가 거쳐갔다. 하지만 모두 실패다. 컨디션이 좋아 4번 자리에 놓기만 하면, 급격히 부진에 빠진다. 4번 자리에서 강민호가 타율 2할4푼4리(156타수 38안타), 전준우가 타율 2할5푼4리(118타수 30안타)로 재미를 못 봤다. 김대우(타율 2할9리, 86타수 18안타), 장성호(타율 8푼7리, 23타수 2안타)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이제 박종윤을 시험하고 있다. 10일 NC전에 올시즌 두번째로 4번타자로 나섰던 박종윤이 이틀 연속 4번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도 대안이 없음을 밝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4번타자는 단순히 힘 좋은 거포가 맡는 게 아니다.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김 감독은 "중심이 흔들리니 곁가지까지 전부 다 흔들린다"며 아쉬워했다. 4번타자의 공백이 타선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롯데는 시즌 전 홍성흔과 김주찬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다. 타선의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백만 생겼지, 선수 보강은 없었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4번타자감을 찾지 못한 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4강 진출 실패시 힘이 떨어진 타선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시즌 뒤 강민호마저 FA로 풀린다. 자칫 잘못하면, 하락세는 수년간 계속 될 수도 있다.

당장 올시즌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라인업 교체다. 김 감독은 11일 타순을 완전히 바꿨다. 신인 조홍석은 데뷔 처음 1번타자로 나선다. 전날 홈런을 친 정 훈은 2번타자로 배치했다. 손아섭-박종윤-전준우-장성호의 중심타선은 전날과 같지만, 황재균과 강민호를 7,8번으로 내렸다. 신본기는 그대로 9번타자로 나온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슬럼프에 빠지는 걸 막고자 애쓰고 있다. 이날 경기 전 훈련을 마친 전준우를 보더니 "야구 하다 보면 안 될 수도 있는거지, 왜 이렇게 풀이 죽어있냐"며 격려했다.

전준우가 "감독님 위해서 잘 해야 되는데…"라고 하자 "그럴 필요 없다. 내년 위해서 니가 할 수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김 감독은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전준우가 타격 부진으로 고민에 빠진 걸 잘 알고 있었다. 전준우는 "감독님 파이팅!"이란 말로 선전을 다짐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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