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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음악소리에 호루라기 소리가 "삑삑" 울렸다. 남자 아나운서는 계속 큰소리로 중계를 했다.
SK-NC전이 열린 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 내야 그라운드엔 야구 선수들이 아닌 남녀 양궁 선수들이 외야에 선 과녁을 향해 활을 쐈다. 아나운서의 "텐(10)"이란 외침이 계속 터졌고, 일찍 야구장에 나와 자리를 잡은 팬들은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장영술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양궁 대표선수들은 큰 대회를 앞두고 야구장에서의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이번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했다. 장 감독은 "평상시 연습보다 새로운 분위기, 즉 많은 관중과 대형화면이 색다르다"며 "이런 경험들이 다가올 세계대회에서의 성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야구장 훈련은 관중과 분위기가 세계대회 결승전과 흡사하다"고 했다.
이승윤 임동현 오진혁(이상 남자대표팀)과 기보배 장혜진 윤옥희(이상 여자대표팀) 등이 참가해 경기가 열리기 50분전인 오후 4시10분부터 30분간 결승전과 같은 방식으로 70m거리에서 4엔드 경기로 진행됐다. 보기 힘든 남녀 대표팀간의 맞대결로 승부의 결과가 궁금하기도 했다.
1엔드에서는 53-52로 여자 대표팀이 앞서기도 했지만 2엔드부터 남자대표팀이 역전했고 또한번의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219대215로 남자대표팀이 승리했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단체 2관왕에 올랐던 기보배는 야구공을 꽂은 화살을 이용해 활을 쏘는 색다른 시구를 했다. 공이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변화구처럼 들어왔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