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두산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9-05 06:13


두산이 4일 한화를 물리치고 5연승을 달리며 LG와 삼성의 양강 구도를 깨트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두산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과 LG의 확고했던 양강 구도가 두산의 가세로 3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이다. 두산은 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7대5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올시즌 두산이 5연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 세 번째다. LG, 삼성에 이어 세 번째로 60승 고지에 오른 두산은 승률 5할에서 14경기나 여유가 있다. 승률도 5할6푼6리까지 올랐다. 이날 삼성과 LG의 순위가 바뀌면서 3위 두산은 2위 삼성에는 1.5경기차로 다가섰고, 1위 LG와는 2.5경기를 유지했다. 세 팀 가운데 누가 페넌트레이스 왕좌에 오를지는 이제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5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두산은 투타에 걸쳐 완벽한 조화를 뽐냈을 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 집중력 등 세밀한 부분에서도 강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5연승 동안 게임당 평균 6.8득점을 올렸고, 2.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필요할 때 터졌고, 투수들은 실점을 최소화하며 제 몫을 다했다. 이날 한화를 상대로도 선발 노경은이 7이닝 동안 5점을 주기는 했지만, 1회 수비 실책으로 2점을 준 것을 제외하면 선발로 제 몫을 다한 것이었다. 타선은 2-2 동점이던 3회 3점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였다.

두산의 강세가 돋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삼성과 LG의 행보가 느리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날 KIA에 덜미를 또 잡혀 3연패에 빠졌고, LG는 이날 SK전까지 최근 6경기서 3승3패에 그쳤다. 삼성은 선발진이 들쭉날쭉하다는게 시즌 막판 약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LG는 막강했던 타선이 최근 6경기서 5번이나 3득점 이하에 그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두산은 투수진이 안정적이다. 에이스 니퍼트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또다른 외국인 투수 핸킨스가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노경은은 꾸준히 6~7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혜성처럼 등장한 유희관은 지난 1일 잠실 삼성전서 7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최근 부진에서 벗어났다. 4,5선발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불펜진이 후반기 들어 안정을 찾으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고 있다. 타선은 걱정할 게 없다. 팀타율이 2할9푼으로 9개팀 가운데 가장 좋고, 장타력과 집중력 또한 으뜸으로 꼽힌다.

두산은 5일부터 8일까지 KIA, 넥센과 4연전을 치른다. LG는 5~6일 대전서 한화와 2연전을 벌이고, 7~8일 잠실에서 이틀을 쉰 삼성과 두 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두산은 올시즌 KIA에는 7승1무3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넥센에게도 7승6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결과에 따라서는 순위를 한 계단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5연승해서 팀분위기가 좋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아직 20경기나 남았기 때문에 욕심낼 시점은 아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매경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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