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SK 관계자가 박재상의 배트가방에서 신기한 방망이를 발견했다. 정경배 코치의 현역 시절 방망이가 있었던 것. 백넘버 9번과 함께 정경배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떤 방망이 끝에는 박재상의 아들 이름인 범준이 씌여져 있기도 했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손잡이 부분이 테이핑이 된 방망이도 여럿 있었다.
이를 본 김강민은 "나도 안맞을 땐 저랬다"라며 "나도 최 정의 2009년 방망이를 들고 나서 안타를 쳤다"고 했다. "안타 2개 밖에 못쳤을 때 정이가 2009년 배트라며 야구장에 가져왔더라. 바로 그 배트를 얻어서 경기 때 썼는데 그걸로 8개 정도의 안타를 쳤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김강민의 배트가방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배트만 있을 뿐이다. 4월 중반 4푼2리라는 치욕스런 타율을 기록했던 김강민은 이제 3할 타자가 됐다.
6월 타율 3할4푼2리(79타수 27안타), 7월 타율 3할3푼3리(51타수 17안타)에 이어 8월엔 무려 3할9푼6리(53타수 21안타)의 맹타가 이어지고 있다. 방망이를 길게 잡고 친 이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장타도 눈여겨볼만 하다. 이날 솔로포까지 6개의 홈런포를 때려냈다.
몸상태가 그리 좋지는 못하다. 왼쪽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지난 25일 NC전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도 뛸 때 조금씩 저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7회초 수비 때 조동화로 교체됐다.
김강민은 "오늘 승리로 팀승률이 5할로 올라섰다"면서 "내가 한달만 더 일찍 페이스가 좋았다면 지금쯤 더 높은 순위에서 선두권 팀들과 경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팀에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매경기 임하고 있다"고 했다.
"최 정, 박정권 선수가 함께 잘해주고 있어 나에게 좋은 찬스가 많이 오는 것 같다"는 김강민은 "컨디션 조절 잘 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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