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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한국인 빅리거의 투타 맞대결, 류현진은 "평소보단 많이 긴장했다"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 류현진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초구는 등 뒤로 던지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추신수를 만나면 과감히 몸쪽 승부를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날 류현진은 1회초 추신수와의 첫번째 대결 때 4구째 9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바짝 붙였다.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1만여명의 한국 교민들도 크게 탄식을 내뱉을 만큼 강력한 공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수많은 한국팬들 앞에서 경기를 잘 치른 것에 대해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해 기쁘다. 초반부터 투구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전반기 때 매팅리 감독이 지적했던 자신의 브레이킹 볼에 대해서도 "오늘은 변화구 각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 다행히 제구가 낮게 잘 됐다. 직구가 좋으니 변화구도 산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95마일(약 153㎞)이었다. '오늘 같은 직구 구위가 나오도록 잘 관리해야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류현진은 "매일 이런 몸상태라면 나도 좋겠다. 하지만 몸 상태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 더 안 맞도록 신경쓰겠다"고 신중히 답했다. 최선의 상황 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원숙함이 보였다.
한편, 류현진은 7회 마운드로 다가온 다저스 3루수 후안 유리베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수비를 위해 1루까지 전력질주 했는데 투구에는 문제가 없겠냐고 묻더니, 갑자기 내 이름을 불러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리베'라고 답해줬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반전 있는 농담은 이번에도 인터뷰장을 즐겁게 만들었다.
LA=곽종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