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싸움 롯데, 반갑다 베테랑 타임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7-28 08:12 | 최종수정 2013-07-28 08:12


롯데 문규현이 27일 사직 SK전에서 모처럼 맹타를 휘둘렀다. 문규현은 2013시즌 전반기 무기력했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5.29.

4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롯데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1,3루서 3루주자 조성환이 문규현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창원=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04.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이 나는 팀의 비결 중 하나가 신구조화다. 패기 넘치는 나이 젊은 선수가 치고 나가다 지칠 때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관록으로 버텨주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요즘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3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를 7위로 마쳤던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반등하고 있다. 한화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아 분위기를 반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보인다. 투타 밸런스가 좋은 상태는 아니다. 팀 타선의 무게감은 여전히 떨어진다. 또 불펜은 잦은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매 경기가 결승전 처럼 진땀이 나고 아슬아슬하다. 그런 가운데 조금씩 바닥으로 떨어졌던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롯데는 지금 보다 더 떨어질 경우 치고 올라올 힘이 없다. 그래서 안간힘을 다해 선두권과 격차를 좁히면서 따라붙어야 한다.

최근 롯데는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전으로 뛰었던 내야수 문규현(30) 조성환(37) 장성호(36)다. 특히 유격수 문규현이 힘이 떨어진 신본기를 대신해 선발로 나서고 있다. 문규현은 27일 사직 SK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가장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무기력했던 전반기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주장 조성환은 지명타자 대타 대수비로 역할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장성호는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상대 선발이 우완 투수일 경우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롯데는 이 3명을 포함 전반기 베테랑들의 활약이 저조했다. 문규현 조성환 장성호는 롯데가 한창 부진할 때 퓨처스리그(2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 롯데의 버팀목은 유격수 신본기 2루수 정 훈 등이 해주었다. 둘이 가세한 이후 롯데의 내야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4강 싸움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신본기가 첫 풀타임 시즌의 고비를 맞았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정 훈의 타격감도 흔들렸다. 장마에 이은 무더위가 경험이 부족한 둘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마산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1회초 2사 2루 장성호가 우월 2점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NC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3/
문규현 조성환 장성호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힘이 비축돼 있는 상태다. 3명 모두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시즌 타율이 모두 2할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집중력과 절실함이다. 지금이 기회다. 그들은 전반기에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세대교체의 희생양 처럼 여겨졌다. 지금 보여주지 못하면 기회가 계속 간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젊은피'들이 치고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다.

마운드에선 김사율(33)이 변신했다. 27일 SK전에서 10년 만에 선발 등판했다. 오른손 중지 피부가 벗겨지는 바람에 4이닝 1실점에 그쳤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 승리로 제몫을 했다. 김사율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34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중간 불펜에서 계속 흔들렸다. 2군까지 다녀왔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발로 일시 전환했다. 모험인 셈이다.

롯데는 투타 전력만 놓고 보면 4강 진출이 어렵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고 테이터로 잘 잡히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베테랑들이 '밥값'을 할 타이밍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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