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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에서 성적이 나는 팀의 비결 중 하나가 신구조화다. 패기 넘치는 나이 젊은 선수가 치고 나가다 지칠 때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관록으로 버텨주는 것이다.
최근 롯데는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전으로 뛰었던 내야수 문규현(30) 조성환(37) 장성호(36)다. 특히 유격수 문규현이 힘이 떨어진 신본기를 대신해 선발로 나서고 있다. 문규현은 27일 사직 SK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가장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무기력했던 전반기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주장 조성환은 지명타자 대타 대수비로 역할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장성호는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상대 선발이 우완 투수일 경우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롯데는 이 3명을 포함 전반기 베테랑들의 활약이 저조했다. 문규현 조성환 장성호는 롯데가 한창 부진할 때 퓨처스리그(2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 롯데의 버팀목은 유격수 신본기 2루수 정 훈 등이 해주었다. 둘이 가세한 이후 롯데의 내야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4강 싸움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신본기가 첫 풀타임 시즌의 고비를 맞았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정 훈의 타격감도 흔들렸다. 장마에 이은 무더위가 경험이 부족한 둘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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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선 김사율(33)이 변신했다. 27일 SK전에서 10년 만에 선발 등판했다. 오른손 중지 피부가 벗겨지는 바람에 4이닝 1실점에 그쳤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 승리로 제몫을 했다. 김사율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34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중간 불펜에서 계속 흔들렸다. 2군까지 다녀왔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발로 일시 전환했다. 모험인 셈이다.
롯데는 투타 전력만 놓고 보면 4강 진출이 어렵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고 테이터로 잘 잡히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베테랑들이 '밥값'을 할 타이밍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