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로 들여다 본 SK의 PS 가능성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7-23 12:28 | 최종수정 2013-07-23 12:28


SK는 4위 두산을 따라잡으려면 후반기에만 6할5푼 정도의 기적적인 승률을 올려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로서는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한미일 프로야구는 승률에 따른 순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는 한때 다승제에 따른 순위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으나 무승부 경기 처리를 두고 이견이 많아 결국 다시 승률제를 사용하고 있다. 순위 방식이 어떻더라도 상위팀과 하위팀의 간격을 표시할 때는 승차라는 개념을 쓴다. 승차는 '{(상위팀 승수-하위팀 승수)+(하위팀 패수-상위팀 승수)}/2'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10승7패인 팀과 6승11패인 팀간의 승차는 4경기가 되는 것이다.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가 전반기 막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싸움에 뛰어들어 크나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6월22일까지만 해도 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가 무려 9.5경기나 됐다. 즉 다저스가 10연승, 애리조나가 10연패를 해야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7월22일까지 이후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20승5패의 기적적인 행보를 보이며 애리조나에 0.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전문가들은 팀연봉 2억달러를 쏟아부은 다저스가 투타에 걸쳐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지구 우승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저스의 최근 행보가 경이로운 것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승차를 줄이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팀이 아무리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더라도 경쟁팀도 그에 못지 않은 승수를 쌓아가면 승차를 좁히기가 어렵다. 반대로 경쟁팀은 하락세를 겪고 있는데도 해당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면 절대 전세를 뒤집을 수가 없다. 마음 먹은대로 판도가 변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국내 감독들은 "한 달 동안 위에 있는 팀과의 승차를 3경기 정도 줄이면 아주 잘 한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 LG, 넥센, 두산 등 4위 이내의 팀들이 벌이는 순위 경쟁은 매우 흥미롭다. 22일 현재 선두 삼성은 2위 LG에 0.5경기차로 앞서 있으며, 4위 두산과는 4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과 LG는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고, 두산은 4~5연승만 거두면 삼성과 비슷한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매우 긴박한 4강 형국이다. 한 달 동안 승차 3경기를 줄이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전반기 막판 3연승을 달린 두산으로서는 어느 정도 욕심을 부려도 되는 간격이다. 54~55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서 4경기차는 역전의 여지를 상당 부분 남겨 놓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하위권 팀들 입장에서도 4강 진입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 5위 KIA와 6위 롯데는 두산에 각각 1.5경기, 2.5경기차로 뒤져 있다. 1주일, 6경기 동안 전세가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다. KIA와 롯데는 충분히 4강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는 전반기 막판 5연패를 당하며 순위가 밀렸지만, 팀평균자책점이 3위에 랭크될 정도로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과 6경기차를 보이고 있는 7위 SK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다. SK는 지금 두산의 승률(0.548)까지 오르려면 남은 54경기에서 35승을 거둬야 한다. 쉽지 않은 수치다. 다저스 못지 않은 '기적적인'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후반기를 막 시작한 시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승률로 5할4푼~5할5푼이 점쳐지고 있다. SK로서는 참으로 버거운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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