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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프로야구는 승률에 따른 순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저스의 최근 행보가 경이로운 것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승차를 줄이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팀이 아무리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더라도 경쟁팀도 그에 못지 않은 승수를 쌓아가면 승차를 좁히기가 어렵다. 반대로 경쟁팀은 하락세를 겪고 있는데도 해당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면 절대 전세를 뒤집을 수가 없다. 마음 먹은대로 판도가 변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국내 감독들은 "한 달 동안 위에 있는 팀과의 승차를 3경기 정도 줄이면 아주 잘 한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 LG, 넥센, 두산 등 4위 이내의 팀들이 벌이는 순위 경쟁은 매우 흥미롭다. 22일 현재 선두 삼성은 2위 LG에 0.5경기차로 앞서 있으며, 4위 두산과는 4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과 LG는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고, 두산은 4~5연승만 거두면 삼성과 비슷한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매우 긴박한 4강 형국이다. 한 달 동안 승차 3경기를 줄이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전반기 막판 3연승을 달린 두산으로서는 어느 정도 욕심을 부려도 되는 간격이다. 54~55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서 4경기차는 역전의 여지를 상당 부분 남겨 놓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과 6경기차를 보이고 있는 7위 SK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다. SK는 지금 두산의 승률(0.548)까지 오르려면 남은 54경기에서 35승을 거둬야 한다. 쉽지 않은 수치다. 다저스 못지 않은 '기적적인'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후반기를 막 시작한 시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승률로 5할4푼~5할5푼이 점쳐지고 있다. SK로서는 참으로 버거운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