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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충전한 LG 정현욱, 후반기 기상도는 '맑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7-23 10:38 | 최종수정 2013-07-23 10:38



전반기 홀드 1위. 14홀드를 기록한 LG 정현욱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LG 선수로서 성공적인 데뷔다. 하지만 본인은 불만족스럽다. 전반기 막판의 부진을 씻어내고 후반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전반기 2위를 차지한 LG의 상승세 주역은 많다.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가 정현욱이다. FA 자격을 얻어 LG 유니폼을 입은 후 필승조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현욱과 마무리 봉중근이 없었더라면 LG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차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정현욱은 이에 대해 "팀 성적이 좋아 정말 다행이다. 나름대로 팀에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부진이 마음에 걸린다.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지며 피안타수가 늘어났고,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도 노출했다. 2군에까지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전반기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한 순간에 결장하는 경기수도 늘어났다. 정현욱은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출발이 매우 좋았다. 시즌 초반에는 공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내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다행히 좋은 동료들 때문에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지만…"이라며 아쉬워했다.

정현욱이 말하는 자기 컨트롤 실패는 이렇다. 많은 돈을 받고 큰 기대 속에 LG에 입단했다. 당연히 팀은 정현욱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다. 시즌 초반 몸상태가 좋을 때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LG의 전반기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고,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등판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꼭 리드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정현욱을 괴롭혔고, 너무 안맞으려 하다보니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게 정현욱의 설명이다. 그는 "나도 모르게 쌓여왔던 부담감에 대한 피로가 전반기 막판 터진 것 같다. 코치님들은 편하게 하라고 말씀들 해주셨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단, 체력적인 문제는 크게 없었다고 한다. 투수는 많이 던질수록 힘든게 사실이기는 하지만,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될 정도로 힘든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어찌 됐든, 정현욱도 LG도 무사히 전반기를 마쳤다. 남은 후반기가 중요하다. 정현욱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통해 몸도, 마음도 많이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했다. 후반기 목표는 특별하지 않다. 개인적인 성적 등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 승리조든, 패전조든 마운드에 오르면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정현욱은 "다른 걱정 없이 내 공만 던지면 된다. 봉중근을 비롯해 류택현 선배, 이상열, 이동현, 유원상, 임정우 등 뛰어난 동료들이 곁에 있다. 나만 잘해서 되는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역할을 해낼 때 LG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욱은 '가을 DNA'가 넘쳐 흐르는 강팀 삼성 소속으로 오랜 시간 야구를 해왔다. 그만큼 큰 경기를 많이 치렀고, 강팀 만의 팀 분위기를 가장 잘 아는 선수다. 정현욱이 보는 올시즌 LG는 어떨까. 냉정한 평가를 부탁했다. 정현욱은 "한시즌을 치르며 가장 중요한게 뒷심이다. 위기는 넘겨야 하고, 찬스가 나면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올시즌 LG에 뒷심이 생겼다. 확실히 힘이 붙었다. 가장 중요한건 이제 LG를 쉽게 생각하는 상대팀이 단 한 팀도 없다는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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