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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홀드 1위. 14홀드를 기록한 LG 정현욱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LG 선수로서 성공적인 데뷔다. 하지만 본인은 불만족스럽다. 전반기 막판의 부진을 씻어내고 후반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정현욱이 말하는 자기 컨트롤 실패는 이렇다. 많은 돈을 받고 큰 기대 속에 LG에 입단했다. 당연히 팀은 정현욱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다. 시즌 초반 몸상태가 좋을 때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LG의 전반기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고,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등판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꼭 리드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정현욱을 괴롭혔고, 너무 안맞으려 하다보니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게 정현욱의 설명이다. 그는 "나도 모르게 쌓여왔던 부담감에 대한 피로가 전반기 막판 터진 것 같다. 코치님들은 편하게 하라고 말씀들 해주셨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단, 체력적인 문제는 크게 없었다고 한다. 투수는 많이 던질수록 힘든게 사실이기는 하지만,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될 정도로 힘든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어찌 됐든, 정현욱도 LG도 무사히 전반기를 마쳤다. 남은 후반기가 중요하다. 정현욱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통해 몸도, 마음도 많이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했다. 후반기 목표는 특별하지 않다. 개인적인 성적 등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 승리조든, 패전조든 마운드에 오르면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정현욱은 "다른 걱정 없이 내 공만 던지면 된다. 봉중근을 비롯해 류택현 선배, 이상열, 이동현, 유원상, 임정우 등 뛰어난 동료들이 곁에 있다. 나만 잘해서 되는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역할을 해낼 때 LG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