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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진행중인 KIA 투수진의 지갗동은 과연 어떤 형태로 귀결이 될까.
시즌 개막을 앞둔 각 팀 사령탑은 투수진의 구성과 운용 방법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선발은 누구로 할 것이고, 필승조와 추격조에는 어떤 투수를 배치할 지. 그리고 과연 누구에게 마무리의 보직을 맡길 것인지. 기존 선수들의 기량과 성적, 성향 그리고 캠프에서의 컨디션을 고려해 하나의 완성된 체게를 들고 시즌에 돌입한다.
올해 역시 각 팀이 투수진 운용에 대해 저마다의 고민을 떠안고 있다. 투수진 운용 방안도 팀 별로 수차례씩 바뀌었다. 9개 구단 중 가장 강한 선발진을 지녔다고 평가됐던 KIA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면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은 변화를 겪은 팀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만큼 투수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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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애초 구상했던 5명의 선발진 중에서 윤석민과 김진우가 어깨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면서부터 선동열 감독의 구상이 틀어진 것이다. 급한대로 임준섭을 대체 선발로 기용하면서 소소한 효과를 보기도 했는데, 신인이라 크게 신뢰하기는 힘들다.
5월 들어 김진우가 돌아왔고, 양현종이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면서 선발진은 안정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이스 윤석민과 베테랑 서재응이 흔들렸다. 선 감독은 "두 투수 모두 스프링캠프 훈련량이 적어 힘들어하는 중"이라며 아쉬움을 털어놓고 있다.
여기에 잘 던지던 양현종마저 6월 말에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복귀에 한 달 가량이 걸리게 되면서 선발의 힘이 크게 약화된 상황. 그렇다고 또 다른 대체 선발을 떠올리기도 힘들다. 다행히 7월에 장마철 우천 취소와 정기 휴식일, 올스타 휴식기 등이 겹치며 많은 경기를 하지 않게 되면서 선발에 대한 문제는 다소 숨통이 틔였다.
선 감독은 "당분간은 소사와 김진우 윤석민 등 세 명의 선발로 버텨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일정에 여유가 있어 이런 운용도 가능할 듯 하다"고 밝혔다. 힘겨워도 양현종이 복귀할 때까지 참아내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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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에 이어 불펜, 특히 필승조의 지갗동도 심했다. 애초 개막 당시에는 박지훈과 유동훈 등을 필승조로 생각했으나 두 선수 모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신인 박준표가 시즌 초반 잠시 필승조로 나서기도 했고, 임시선발로 나섰던 임준섭이 스윙맨으로 불펜에 나서기도 했는데, 불펜보다는 선발 체질임이 입증될 뿐이었다.
결국 선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송은범과 신승현을 영입해 필승조 강화에 나섰다. 영입 초반에는 신승현이 두각을 보였다. 그러나 선 감독은 송은범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갖고 있다. 구위와 밸런스만 조금 잡힌다면 필승조로서 송은범만한 대안이 없다는 믿음이다. 게다가 송은범이 좋아지면 마무리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송은범이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일. 신승현도 구위가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때,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박지훈이 돌아왔다. 6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박지훈은 팀의 가장 믿음직한 필승조였다.
갑자기 비어버린 마무리, 더블 스토퍼가 대안?
그런데 또 변수가 생겼다. 불안하던 마무리 앤서니가 결국 마무리 보직에서 퇴출된 사건이다. 자신감이 완전히 상실된 터라 선 감독은 더 이상 앤서니에게 마무리의 임무를 맡기기 어렵다고 여겼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바로 박지훈과 송은범의 더블 스토퍼다. 자신감과 구위를 회복한 두 투수로 하여금 어쩌면 가장 중요한 팀의 뒷문을 막게 한 것이다.
이렇듯 KIA는 개막 후 석 달간 극심한 투수진의 지갗동을 경험했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변동이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KIA 투수진이 약하다는 증거다. 이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선 감독은 끊임없는 변혁을 시도하는 중이다. 최종 지향점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능하게 하는 투수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어떻게 실제 결과로 이어질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