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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시작할 때까지 우타자까지 상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와야죠."
넥센이 1군 엔트리에서 유일했던 왼손 불펜요원 박성훈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3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박성훈을 엔트리에서 말소시킨 대신 좌타 내야수 조중근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지금 현재 상태로는 성훈이가 죽는 카드가 됐다. 왼손 원포인트 밖에 쓸 수가 없었다. 최근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왼손 대타요원이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2군에서 중근이가 컨디션이 제일 좋고, 당장 1군 공을 칠 수 있다고 해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상대 좌타자에 왼손투수를 내는 이른바 '좌우놀이'가 많이 없어졌다곤 하지만, 왼손 불펜요원 하나 없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다.
염 감독은 "성훈이에게 준비할 시간을 줬다"며 "왼손투수가 왼손타자를 잡는 것 보다, 왼손타자를 잡을 수 있는 구종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정훈 이보근 송신영 등 모두 싱커 같은 공을 던진다. 제구도 괜찮다"고 말했다.
오른손투수도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이 있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일반적인 좌우 통념을 깨는 투수들이 많아지고 있음이 그 근거였다.
염 감독은 "원포인트는 말 그대로 한 타자 상대하면 끝이다. 그래서 성훈이가 오른손타자까지 상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오도록 했다. 올해 변화구 각이 밋밋해서 왼손타자 밖에 상대하지 못했다"고 했다.
넥센은 왼손 불펜요원 없이 한동안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2군에도 마땅한 투수가 없다. 현 상황에선 고육지책이다. 넥센이 좌우놀이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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