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팬투표, 김상수에 역전한 롯데 신본기, 가문의 영광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7-03 08:06 | 최종수정 2013-07-03 08:06


롯데 신본기가 2013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 3차 집계에서 삼성 김상수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7일 마감되는 팬투표에서 1위가 된다면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7.02.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신본기(24)는 친구들의 전언을 듣고 직접 찾아봤다. 친구들에 따르면 신본기가 2013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 이스턴리그 유격수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섰다고 했다. 같은 이스턴리그의 삼성 유격수 김상수를 팬투표에서 제쳤다. 실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3차 집계 결과에서도 신본기(54만2668표)는 2위 김상수(52만7247표)보다 1만5000여표 앞섰다. 이 수치는 신본기 친구들이 본 포털을 통한 누적 투표 결과에다 모바일 접속 투표 결과를 합한 것이다. 투표는 7일 마감된다. 올스타전은 19일 열린다.

올해로 프로 2년차인 신본기의 당초 목표는 퓨처스리그 올스타전(18일) 출전이었다. 그는 2년 만에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올스타전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랬던 신본기는 지난 4월 롯데 내야수가 실책 도미노 현상에 빠졌을 때 베테랑 박기혁 문규현 대신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신본기는 비슷한 시기에 선발 출전한 2루수 정 훈과 함께 흔들렸던 롯데 수비 조직력을 바로 잡아주었다. 수비가 되면서 지독하게 나빴던 타격감까지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신본기는 이번 팬투표 이스턴리그에서 김상수 박진만(SK) 손시헌(두산)과 표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는 "아직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을 건너 뛰고 이렇게 쟁쟁한 분들과 경쟁하게 된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다. 올스타전도 중요하지만 남은 정규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2차 집계까지 삼성 김상수가 1위를 달렸다. 3차 집계에선 신본기가 처음 앞서 나갔다. 그는 이런 역전의 원인으로 두터운 층을 자랑하는 롯데 팬들 때문이라고 했다. 신본기는 "내가 어릴 때 롯데 팬이었는데 이렇게 선수로 뛰고 있다. 롯데 팬들은 다른 어떤 구단 팬들과도 다르다는 걸 이번 팬투표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의 '팬심'은 살아있다. 롯데는 지난해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전 포지션에서 이스턴리그 최다 득표를 기록한 바 있다.

신본기는 이번 시즌 개인 성적에선 김상수에 밀린다. 김상수는 이미 삼성의 붙박이 주전이다. 이번 시즌 타격 성적에서도 김상수(타율 0.289, 5홈런, 30타점)가 신본기(0.241, 1홈런, 12타점)에 앞선다. 수비 실책은 신본기(2개)가 김상수(6개) 보다 적다.

신본기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매우 안정적으로 수비를 해준다. 롯데팬들은 그런 신본기의 새로운 등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약 한달전 모교(동아대) 체육부가 재정 부족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본기의 올해 연봉은 3000만원. 그 중 6분의 1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지난해 프로 입단하면서 계약금의 일부를 학교에 전달한 이후 2년 연속으로 일부지만 사회에 환원했다. 팬들은 아직 스타가 아니라 억대 연봉도 아닌 그가 많은 돈을 내놓자 큰 관심을 보였다.


신본기는 "우리 집이 넉넉하지도 않다. 어릴 때부터 엄청나게 아끼면서 살았다"면서 "500만원을 기부했지만 나는 아직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 기부는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돕고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준 부분이다"고 말했다. 요즘 스포츠 스타들의 일부가 자기가 받은 사랑의 일부를 사회를 위해 기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부 보다 자신의 호주머니를 가득 채우기에 바쁜 선수가 더 많다.

신본기가 처음 기부했을 때 주위 반응은 엇갈렸다.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기부를 하느냐"고 했다. 그는 "나는 돈을 쓸데가 없다. 집에 가면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기부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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