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치까지 부활투…LG에 날개 달리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7-01 09:11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리는 LG와 상위권 도약을 준비하는 SK가 30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났다. LG 주키치가 선발 등판 SK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주키치는 올시즌 12경기에 나와 3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6.30/

벤자민 주키치의 부활투, 안그래도 잘나가는 LG에 날개가 하나 더 달리는 것일까.

주키치가 돌아왔다. 주키치는 6월 30일 잠실 SK전에 선발등판, 6이닝 1실점의 완벽투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째를 챙겼다. 6회 선두타자 박정권에게 불의의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투수 정현욱이 김강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이 생겼지, 크게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1군 복귀전에서의 승리인데다, 팀이 10연속 위닝시리즈(NC와의 1승1패 연전 기록은 제외)를 달성하는 승리이기도 해 기쁨이 두 배였다.

사실 주키치는 올시즌을 앞두고 LG 선발진을 이끌어갈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개막 후 지난 2년간의 구위를 선보이지 못했다. 5월 말 2연승을 거두며 살아나는가 싶더니, 6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4일 두산전 3이닝 6실점(5자책점), 9일 롯데전 3⅓이닝 4실점했다. 단순 2군행이 문제가 아니었다. 퇴출설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안좋은 낌새를 눈치챈 주키치는 9일 경기 후 자신의 SNS에 2군행을 자청하는 글을 올렸고, 10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LG 코칭스태프는 비시즌 동안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것이 주키치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차분히 2군에서 몸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절치부심 준비했고,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급하게 1군으로 호출됐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30일 잠실 마운드에서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경기 전 "준비를 아주 잘했다고 들었다. 잘 던질 것"이라고 확신했던 김기태 감독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투구 내용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를 찍었고, 직구 외에 커브,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며 SK 타선을 제압했다. 98개의 공을 던지며 체력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날 공을 받은 포수 현재윤은 "제구가 확실히 좋아졌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자기 공을 확실하게 던지는 등 뛰어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주키치는 경기 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2군행을 자처했었다. 2군에서 투구 매커니즘과 폼 교정 등에 신경을 썼다"고 밝히며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키치는 에이스로서 떠안아야 하는 부담에 대해서도 "그런 부담은 없었다. 특히, 동료인 리즈가 너무 잘해주고 있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LG로서는 주키치의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에이스의 부진이 뼈아플 수 있었지만 리즈-우규민-신정락-류제국의 4인 선발진이 잘 버텨냈다. 여기에 주키치까지 옛 위용을 과시한다면 9개 구단을 통틀어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5선발 체제를 갖추게 된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LG에 크나큰 복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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