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상승세 유지의 필요조건, '윤석민의 각성'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6-24 12:20


4연승을 기록중인 KIA가 13일 광주무등구장에서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KIA 윤석민이 5회 2사에서 NC 김종호의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김종호는 2루수 앞 땅볼로 아웃 됐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3

'주마가편'.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고사성어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 말에 채찍질을 하면 더 힘을 내 가속을 하게 되고, 그럼 경쟁자를 더 멀찍이 떨어트려 놓을 수 있다. 모처럼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금의 KIA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현재 KIA는 2009년 후반 이후 4년만에 최다인 9연승을 내달리는 중이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까지 거침없이 9연승을 거둔 뒤 잠시 휴식기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그런데 9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팀의 목표치를 떠올리면 만족할 수는 없다. 여전히 삼성이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데다, 큰 위기를 겪었지만 넥센도 시즌 초반에 벌어놓은 승수 덕분에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KIA 못지 않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가 3위를 차지한 상황. KIA는 9연승에도 불구하고 아직 4위다.

그래서 9연승 이후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면 휴식기 이후에도 연승을 더 이어가거나 아니면 연승이 끊기더라도 최소한 위닝시리즈를 꾸준히 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9연승의 달콤함에 도취되기 보다는 냉정하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주마가편'이 아니라 '주호가편'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4연승을 기록중인 KIA가 13일 광주무등구장에서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KIA 윤석민이 3회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2실점 했다. 연속 실점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윤석민.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3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KIA에 가장 부족한 점이 쉽게 드러난다. 바로 '에이스'의 활약이다. 팀의 에이스인 윤석민이 아직 제 몫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지 못하다. KIA가 다시 선두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윤석민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 시즌은 윤석민에게 '시련의 계절'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서 일이 꼬이더니 1군에 복귀한 직후에도 컨디션과 구위가 100% 회복되지 않으면서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가 끝나면 FA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의 권한도 생기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으로는 해외 진출을 장담키 어렵다.

현재 윤석민은 8경기(선발 6경기)에 나와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6개를 허용했다. 부상으로 인한 훈련부족과 밸런스 난조로 인해 특유의 날카로운 구위와 제구력이 살아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 선발승이 한 차례도 없다. 1승은 중간계투로 나와 따낸 승리였다.

복귀 초반에는 구위가 좋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면, 최근에는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KIA는 9연승을 하는 동안 선발투수들이 7차례 승리를 거뒀고, 2경기에서는 구원진이 승리를 챙겼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차례의 선발승 실패가 모두 윤석민의 등판 때였다. 지난 13일 광주 NC전과 20일 대전 한화전이다.

이 당시 윤석민은 각각 6이닝 5안타 2실점(1자책)과 5이닝 6안타(1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20일 경기에서는 뒤지던 상황에 교체된 까닭에 할 말이 없지만, 13일 경기는 윤석민에게는 매우 아쉬웠을 경기다. 당시 윤석민은 5-2로 앞선 7회에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더불어 팀 타선이 7회와 8회에 1점씩 보태주면서 마지막 1이닝을 남기고 7-2, 5점차 리드가 만들어졌다.


윤석민의 입장에서는 무난한 선발승을 예상했을 법 하다. 그러나 야구가 늘 예상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9회에 KIA불펜이 어이없게 5점을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윤석민의 시즌 첫 선발승리가 날아가버렸다. 이러한 불운으로 인해 되살아날 듯 하던 윤석민이 다시 휘청였다. 그 여파가 20일 한화전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양현종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원래 KIA의 에이스는 윤석민이었다. 그런 상징적인 투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하면 팀이 선두권에 서기 힘들다. 반대로, 윤석민이 현재의 좋은 팀 분위기에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KIA도 금세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달리는 호랑이가 좀 더 질주하기 위해서는 윤석민의 각성이 절실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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