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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고사성어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 말에 채찍질을 하면 더 힘을 내 가속을 하게 되고, 그럼 경쟁자를 더 멀찍이 떨어트려 놓을 수 있다. 모처럼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금의 KIA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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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은 윤석민에게 '시련의 계절'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서 일이 꼬이더니 1군에 복귀한 직후에도 컨디션과 구위가 100% 회복되지 않으면서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가 끝나면 FA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의 권한도 생기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으로는 해외 진출을 장담키 어렵다.
복귀 초반에는 구위가 좋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면, 최근에는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KIA는 9연승을 하는 동안 선발투수들이 7차례 승리를 거뒀고, 2경기에서는 구원진이 승리를 챙겼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차례의 선발승 실패가 모두 윤석민의 등판 때였다. 지난 13일 광주 NC전과 20일 대전 한화전이다.
이 당시 윤석민은 각각 6이닝 5안타 2실점(1자책)과 5이닝 6안타(1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20일 경기에서는 뒤지던 상황에 교체된 까닭에 할 말이 없지만, 13일 경기는 윤석민에게는 매우 아쉬웠을 경기다. 당시 윤석민은 5-2로 앞선 7회에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더불어 팀 타선이 7회와 8회에 1점씩 보태주면서 마지막 1이닝을 남기고 7-2, 5점차 리드가 만들어졌다.
윤석민의 입장에서는 무난한 선발승을 예상했을 법 하다. 그러나 야구가 늘 예상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9회에 KIA불펜이 어이없게 5점을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윤석민의 시즌 첫 선발승리가 날아가버렸다. 이러한 불운으로 인해 되살아날 듯 하던 윤석민이 다시 휘청였다. 그 여파가 20일 한화전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양현종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원래 KIA의 에이스는 윤석민이었다. 그런 상징적인 투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하면 팀이 선두권에 서기 힘들다. 반대로, 윤석민이 현재의 좋은 팀 분위기에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KIA도 금세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달리는 호랑이가 좀 더 질주하기 위해서는 윤석민의 각성이 절실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