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 베이스볼’ LG, 1위 넘본다

기사입력 2013-06-20 08:59 | 최종수정 2013-06-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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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LG 김기태 감독

LG가 6연승을 달렸습니다. 어제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NC와의 경기에서 LG는 8회초까지 2사까지 1안타 무득점으로 끌려갔지만 이병규와 정성훈의 백투백 홈런을 포함해 연속 4안타를 벼락같이 몰아쳐 4:1로 역전승했습니다.

최근 LG의 경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눈에 띕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14명의 야수를 거의 매 경기 풀가동한다는 사실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포수 윤요섭을 제외한 야수 전원이 출전했습니다.

LG 김기태 감독의 야수 기용 방식을 살펴보면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거의가 없습니다. 포수는 현재윤과 윤요섭이 선발 투수에 따라 마스크를 나눠 씁니다. 1루수로는 김용의와 문선재가 상대 선발 투수의 좌우완 여부에 따라 플래툰으로 나섭니다. 내야의 주전은 2루수 손주인, 3루수 정성훈, 유격수 오지환이지만 권용관이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뒤를 받치고 때로는 지명타자로 나서기도 합니다. 외야에서는 두 명의 이병규와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정의윤이 번갈아 경기에 나서며 상황에 따라서는 지명타자로 기용되기도 합니다.

엔트리에 등록된 모든 야수를 거의 매 경기 활용한다는 점에서 LG 김기태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토털 베이스볼(Total Baseball)'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토털 베이스볼'의 장점은 우선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LG의 주전 선수 중에는 베테랑이 많습니다. 주장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 현재윤, 정성훈, 이진영 등은 30대 중후반 이상의 나이입니다. 무더위와 장마로 이어지는 여름에 체력이 방전될 경우 컨디션 저하나 불의의 부상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지만 백업 선수들의 적절한 기용을 통해 베테랑의 체력 안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의존도가 높았던 베테랑 주전 선수들의 슬럼프나 부상으로 인해 LG가 여름에 추락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대안입니다.

둘째, 끊임없는 내부 경쟁을 통해 선수층이 두터워집니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뚜렷해 주전에만 의존하면 내부 경쟁이 사라지며 팀 내부적으로도 활력을 찾아보기 어렵게 됩니다. 하지만 주전과 백업 선수를 고르게 기용해 기회를 부여하면 선수들은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긴장하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최근 LG 타선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는 선수가 매 경기 바뀌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LG의 '토털 베이스볼'은 김기태 감독의 엔트리 운용에서도 드러납니다. 6월 한 달 간 LG의 엔트리 변경은 단 두 번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6월 10일 현재윤과 이병규(7번)이 등록되며 주키치와 최경철이 1군에서 제외된 것과 6월 13일 신재웅이 등록되며 정주현이 제외된 것이 전부입니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은 현재 1군 야수 14명에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퓨처스에는 '토털 베이스볼'을 뒷받침하는 야수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포수 최경철, 내야수 박용근, 대주자와 대수비로 쏠쏠하게 활약할 수 있는 외야수 양영동, 내외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주현 등의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몇몇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야수 전원을 기용하며 체력 안배와 내부 경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어제 승리로 3위 LG는 2위 넥센과 승차가 사라졌으며 1위 삼성에도 2경기차로 육박하고 있습니다. '토털 베이스볼'을 앞세운 LG가 선두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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