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 KIA 임준섭, "선발 욕심 나긴 하지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6-11 21:45



임시 선발이지만, 씩씩하게 던졌다. KIA 좌완 임준섭이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임준섭은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선배 서재응 대신 선발로 나섰다. 이미 시즌 초반 윤석민을 대신해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는 그다. 지난달 중순부터 불펜으로 보직이 전환됐지만, 한 달여만에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그 결과는 호투였다.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면서 4안타(1홈런 포함) 2볼넷을 허용하며 삼진 3개를 곁들였다. 6이닝 2실점,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시즌 2승을 거둘 수 있었다.

좌완 임준섭은 올시즌이 프로 데뷔 시즌이다. 개성고와 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KIA에 입단했지만,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쉬었다. 함께 억대 계약금을 받은 동기생 박지훈이 팀의 필승계투조로 자리잡는 모습을 멀리 재활군에서 지켜봐야 했다.

임준섭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첫 피칭에 들어갔다. 늦었지만, 씩씩하게 공을 던지면서 선동열 감독의 눈에 들었다. 선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임준섭을 직접 챙겼다.

임준섭은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KIA는 임준섭의 존재로 인해 선발진이 구멍났음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었다.


11일 광주무등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KIA와 NC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KIA 임준섭이 6이닝 4피안타 2실점하며 퀄리티피칭을 선보였다. 6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유동훈(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는 임준섭.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1
승수는 1승에 그쳤지만, 4월 28일 경기선 삼성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롱릴리프와 좌완 필승조 역할을 오가던 임준섭은 5월 10일 포항 삼성전 이후 32일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이날은 직구가 일품이었다. 구속은 대부분 130㎞대에 그치지만, 손가락의 영향으로 직구 자체가 커터성으로 휜다. 좋은 무브먼트에, 완전한 오버핸드스로로 높은 곳에서 손을 놓기에 내리 찍는 효과도 있다. 컷패스트볼 같은 포심패스트볼엔 힘이 있었다.


여기에 110㎞대의 커브를 섞었다. 직구로 맞혀잡고,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 뚝 떨어질 때 가속도가 있다. NC 타자들의 방망이를 쉽게 이끌어냈다.

경기 후 임준섭은 "선발로 복귀해서 승리를 거뒀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다. 오늘은 커브가 잘 들어가서 쉽게 던진 것 같다. NC는 몇게임 던져보고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 볼넷 안주고 낮게만 던지면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임준섭은 이날 경기 전까지 NC전 3경기에서 중간계투로 나서 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임준섭은 향후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아무래도 제구력을 확실히 신경 써야겠다고 느꼈다. 오늘도 볼이 왔다 갔다 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시 선발로 나와 호투를 펼쳤다. 선발 자리에 대한 욕심을 없을까. 임준섭은 "선발이 욕심 나긴 하지만, 팀 사정에 맞춰 등판하는 것이다. 최근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자주 나서다 보니, 투구요령도 생기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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