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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선발이지만, 씩씩하게 던졌다. KIA 좌완 임준섭이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좌완 임준섭은 올시즌이 프로 데뷔 시즌이다. 개성고와 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KIA에 입단했지만,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쉬었다. 함께 억대 계약금을 받은 동기생 박지훈이 팀의 필승계투조로 자리잡는 모습을 멀리 재활군에서 지켜봐야 했다.
임준섭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첫 피칭에 들어갔다. 늦었지만, 씩씩하게 공을 던지면서 선동열 감독의 눈에 들었다. 선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임준섭을 직접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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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직구가 일품이었다. 구속은 대부분 130㎞대에 그치지만, 손가락의 영향으로 직구 자체가 커터성으로 휜다. 좋은 무브먼트에, 완전한 오버핸드스로로 높은 곳에서 손을 놓기에 내리 찍는 효과도 있다. 컷패스트볼 같은 포심패스트볼엔 힘이 있었다.
여기에 110㎞대의 커브를 섞었다. 직구로 맞혀잡고,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 뚝 떨어질 때 가속도가 있다. NC 타자들의 방망이를 쉽게 이끌어냈다.
경기 후 임준섭은 "선발로 복귀해서 승리를 거뒀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다. 오늘은 커브가 잘 들어가서 쉽게 던진 것 같다. NC는 몇게임 던져보고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 볼넷 안주고 낮게만 던지면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임준섭은 이날 경기 전까지 NC전 3경기에서 중간계투로 나서 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임준섭은 향후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아무래도 제구력을 확실히 신경 써야겠다고 느꼈다. 오늘도 볼이 왔다 갔다 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시 선발로 나와 호투를 펼쳤다. 선발 자리에 대한 욕심을 없을까. 임준섭은 "선발이 욕심 나긴 하지만, 팀 사정에 맞춰 등판하는 것이다. 최근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자주 나서다 보니, 투구요령도 생기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